똥강아지명재현씨

조회수 11425.08.15

<so let’s go see the star> 4화

4화 – 허가 일주일 후, 학생회 공지판 앞에 학생들이 모여 웅성거렸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여름 축제 공연 허가 동아리 명단’이었다. 세 번째 줄. 밴드부 – 공연 승인 그 옆에는 작게 ‘체육관 무대 2시간 사용 허가’라고 적혀 있었다. 문하나는 종이에 새겨진 글자를 세 번은 읽고서야 믿었다. “됐다…!” 환한 웃음을 지으며 뒤를 돌아봤다. 그 순간, 바로 옆에 서 있던 김운학이 웃으며 손을 번쩍 들었다. “봤지? 내가 말했잖아. 결국 해낼 거라고.”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하나는 순간 당황했지만, 웃음을 감추진 않았다. “나 혼자 해낸 거 아니거든. 다 같이 한 거지.” “그래도 네 목소리가 제일 컸어. 학생회장도 그거에 넘어간 거고.” 운학이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목소리에는 은근한 뉘앙스가 묻어 있었다.

그날 오후, 음악실 옆 창고에서 재현은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 문이 열리더니, 원도아가 들어왔다. “공연 허가 났더라.” “선배가 밴드부 지도한다면서요. 그럼 더 바빠지시겠네요.” 재현은 일부러 시선을 맞추지 않았다. 도아는 벽에 기대며 미소를 지었다. “재현아, 네가 이런 거 쉽게 허가 내주는 애 아닌 거 아는데.” “…그건 규정상 가능하니까.” “규정이 아니라, 네 마음 때문 아니야?” 그 한마디에 재현은 미묘하게 표정을 굳혔다. 그리고, 오래 전 장면이 스쳤다.

과거 – 3년 전, 중학교 강당 스포트라이트 아래, 도아가 마이크를 잡고 있었다. 그 뒤에서 기타를 치던 재현은, 무대 위에서만큼은 다른 사람이었다. 도아의 목소리에 맞춰 코드를 바꾸고, 화음을 넣으며 간주 부분에서는 눈을 감고 연주에 몰입했다. 그 공연이 끝나던 날, 도아가 웃으며 말했다. “넌 무대에 서는 게 가장 잘 어울려.” 그 말이, 어린 재현의 마음을 움직였다. 하지만 그 무대가 마지막이었다. “선배.” 재현이 조용히 말을 꺼냈다. “저는 이제 무대에 설 생각 없어요.” “그게… 네 진심이야? 아니면 그냥 누군가 때문에 포기한 거야?” 재현은 대답 대신 서류철을 덮었다. 도아의 질문은, 이상하게 문하나의 얼굴을 떠올리게 했다.

그날 저녁, 운동장 뒷편에서 하나와 운학이 연습을 마치고 걸어가고 있었다. 운학이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하나야.” 그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낮았다. “혹시… 학생회장이 네게 특별히 잘해주는 거 같다고 느낀 적 없어?” 하나는 의아하게 눈을 깜빡였다. “그냥… 공연 허가 내준 거 말하는 거야?” “아니, 그냥. 그 사람 눈빛이 좀 다르더라.” 운학은 짧게 웃었지만, 그 웃음 속에는 견제의 의미가 숨어 있었다. 하나는 대답 대신, 가방 속에서 피크를 꺼내며 웃었다. “그 눈빛이 무슨 뜻이든, 우리 공연 준비나 열심히 하자.” 하지만 그날 밤, 그녀도 재현의 눈빛을 몇 번이나 떠올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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