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강아지명재현씨

조회수 14625.08.12

<영원한 열여덟> _ 3화

3화. [여름, 그리고 기다림] 방학 첫날 아침. 햇빛이 창문을 가득 채운 날, 하나의 휴대폰 화면이 밝게 빛났다. [한태산] : 잘 잤어? 오늘 아침 진짜 덥다. 하나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평소 메시지를 길게 보내는 편이 아닌 태산이,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먼저 연락을 한 건 처음이었다. ⸻ [하루의 시작과 끝] 방학 내내 둘은 매일 연락했다. 아침엔 날씨 얘기, 점심엔 뭐 먹었는지, 밤엔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을 나누었다. [문하나] : 점심에 냉면 먹었어. 완전 시원했음. [한태산] : 좋겠다. 나도 먹고 싶다. 내일 같이 먹을래? 짧은 대화 속에서도 둘 사이엔 작은 설렘이 쌓였다. 서로의 하루가 당연하게 이어져 있었고, 그 흐름 속에서 ‘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자주 고개를 들었다.

[작은 만남] 7월 말, 무더운 오후. 태산이 하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태산 : “집 근처에 있지? 잠깐 나와.” 문하나 : “…갑자기?” 한태산 : “아이스크림 사 줄게.” 하나는 허겁지겁 머리를 묶고 나왔다. 편의점 앞, 태산은 이미 아이스크림 두 개를 들고 서 있었다. 한태산 : “더울 땐 이게 최고야.” 문하나 : “너 진짜… 그냥 핑계지?” 한태산 : “그래, 보고 싶어서.” 그 한마디에 하나의 심장이 크게 뛰었다. 방학 동안 만난 건 단 두 번뿐이었지만, 그 두 번이 모든 날보다 선명하게 기억에 남았다.

8월 9일, 전날 밤 하나는 창문을 열어 두고 누워 있었다. 습한 여름밤 공기 속에서, 휴대폰 화면이 다시 빛났다. [한태산] : 내일 꼭 시간 비워놔. 오후에 학교에서 보자. [문하나] : 알겠어. 불꽃놀이, 약속. [한태산] : 그래. 그리고… 내일 얘기할 거 있어. 마지막 문장을 읽는 순간, 하나는 쉽게 잠들지 못했다. 그 ‘얘기’가 무엇일지, 온갖 상상을 하며 눈을 감았다.

8월 10일, 축제의 아침 학교는 아침부터 들떠 있었다. 각 반 부스 준비로 교실은 분주했고, 음악실에서는 밴드 리허설이 울려 퍼졌다. 2학년 5반은 뽑기 게임과 음료 판매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하나는 테이블 위에 경품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한태산 : “오늘 예쁘네.” 문하나 : “뭐야, 놀리냐?” 한태산 : “아니. 진짜. 다른 애들도 그렇게 볼까봐, 질투나.” 태산은 그 말과 함께 하나의 머리카락을 살짝 넘겨주었다. 순간, 하나는 어제보다 더 큰 설렘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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