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강아지명재현씨

조회수 20925.08.15

<so let’s go see the star> 1화

1화 – 첫 만남 6월 초, 햇볕은 이미 한여름을 준비하는 듯 강렬했다. 운동장에서 들려오는 농구공 튀기는 소리가 창문 너머로 가볍게 튀어 들어오고, 복도는 축제 준비로 분주한 발자국 소리로 채워져 있었다. 학생회실 문 앞에 선 명재현은 서류철을 꾹 눌러 쥐었다. 회의 자료와 승인서, 그리고 방금 체육관에서 받은 시설 사용 신청서까지. 학생회장이라는 자리는 늘 이런 서류 더미와 함께였다. 문을 열자, 이미 회의 테이블에는 몇 명의 동아리 대표들이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들 사이, 검은 반팔 티셔츠에 청바지, 목에는 기타 피크를 걸고 있는 한 여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학생회장님, 저희 공연 장소 승인 안 해주신다면서요?” 첫마디부터 직구였다. 목소리는 청량했지만, 안에 숨겨진 기세가 있었다. 문하나, 밴드부 보컬. 몇 번 소문으로만 들었던 이름이었다.

재현은 고개를 들고 차분히 답했다. “규정상, 같은 날 체육관 사용 신청이 이미 들어왔습니다. 겹치는 일정은 허가가 어렵습니다.” 하나는 잠시 고개를 갸웃하더니, 얄미울 정도로 미소를 지었다. “그럼, 규정 안에서 제가 설득하면 되는 거네요?” 그 한마디에 재현의 눈썹이 미세하게 올라갔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규정상 어렵다’는 말에 단념했지만, 이 아이는 아니었다. “설득… 어떻게 하시려고요?” 재현이 의도적으로 무심한 어조를 유지하자, 하나는 책상 위에 팔꿈치를 괴고 앞으로 몸을 기울였다. “학생회장님, 밴드부가 없으면 축제 무대가 심심해질 거예요. 그건 전교생이 다 아는 사실 아닌가요?” 그 말에 회의실 안의 몇 명이 킥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재현은 시선을 서류로 내리고, 짧게 숨을 들이켰다. 재밌는 사람이네.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지만, 표정은 여전히 무심했다.

“규정은 규정입니다. 하지만… 대안을 제시하면 검토해보죠.” 재현이 부드럽게 선을 긋자, 하나는 눈이 반짝였다. “그럼, 내일 점심시간에 체육관에서 만나죠. 제가 보여드릴게요.” 회의가 끝나고, 하나가 문을 나서기 전 잠시 멈춰섰다. “아, 그리고 학생회장님.” 그녀가 살짝 돌아서 웃었다. “규정이 전부는 아니잖아요?” 문이 닫히고 나서야 재현은 서류 위로 시선을 떨궜다. 그 웃음이, 목소리가, 유난히 오래 머릿속에 남았다. 마치 예전, 무대 위에서 들었던 노랫소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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