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강아지명재현씨

조회수 14725.08.15

<so let’s go see the star> 2화

2화 – 무대 위의 첫 시선 점심종이 울린 직후, 체육관 안은 텅 비어 있었다. 햇빛이 창문 틈으로 길게 들어와 바닥 위에 기울어진 사각형을 만들고, 먼지들이 그 속에서 느릿하게 떠다녔다. 명재현은 약속 시간보다 5분 먼저 도착했다. 학생회장이라는 직책 때문인지, 시간을 어기는 법은 거의 없었다. 그는 체육관 한쪽 벤치에 앉아 휴대폰을 보며 기다렸다. 잠시 후, 무대 위에서 마이크가 ‘툭’ 하는 소리를 냈다. 고개를 들자, 문하나가 거기 서 있었다. 교복 위에 걸친 검은 후드티, 왼손에는 무선 마이크, 오른손에는 코드가 달린 이어폰. “일찍 오셨네요.”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마이크를 고정했다. “딱 5분만 시간 내주세요. 그동안 왜 밴드부 공연이 필요한지 보여드릴게요.” 재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피아노 반주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나는 마이크를 입술 가까이 가져갔다. 그리고… 노래가 시작됐다. 처음 한 소절에서 재현은 의도치 않게 숨을 멈췄다. 그 목소리는 담백했지만 힘이 있었고, 곡의 감정을 곧바로 전하는 투명함이 있었다. 가사 하나하나가 체육관의 빈 공간을 메우고, 햇살 속 먼지조차 음악에 맞춰 춤추는 것 같았다. …이 목소리, 내가 왜 기억하는 거지? 재현의 뇌리에는 중학교 시절, 운동회 무대에서 누군가 부른 노래가 스쳤다. 하지만 그 얼굴은 흐릿했다. 노래가 끝나자, 하나는 마이크를 내려놓으며 숨을 고르더니 말했다. “이게… 저희 밴드부가 하고 싶은 공연이에요. 그냥 시끄럽게만 하는 게 아니라, 모두의 가슴 속에 남을 무대.”

그 순간, 체육관 문이 ‘쿵’ 하고 열렸다. “하나야, 네가 여기 있었네.” 낯선 목소리와 함께 들어온 건, 기타를 어깨에 멘 김운학이었다. 그는 재현을 보고 눈을 가늘게 떴다. “…학생회장님?” 하나는 운학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운학아, 잠깐만. 우리 공연 얘기 중이었어.” 운학은 벤치에 앉은 재현을 훑어보며 피식 웃었다. “아, 허가 받으려고 하는 중이구나?” 그 말투에는 묘한 도발이 묻어 있었다.

재현은 차분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허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를 향해, “내일까지 검토하고 알려드리죠.” 그렇게 재현이 체육관을 나서는 순간, 하나의 목소리가 그의 등을 붙잡았다. “학생회장님, 오늘 제 노래… 조금이라도 좋았죠?” 재현은 문 앞에서 잠시 멈췄다. “…규정상, 감정은 반영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걸음을 옮기며, 그는 이미 속으로 답을 내리고 있었다. 좋았다고. 아주 많이.

총 1개의 댓글

  • 원도어♡♥︎ 25.08.15

    쌤 아이디어 고갈이 라고 하지않으셨나요? 완전 재밌어요 이정동면 작가 해도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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