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강아지명재현씨
조회수 1162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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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파도보다 느린 대답 다음 날 아침, 하나가 교실에 들어서자 창가 쪽 자리에는 이미 운학이 앉아 있었다. 그는 이어폰을 한 쪽만 귀에 꽂고 창밖 바다를 멍하니 보고 있었다. 햇빛이 비스듬히 들어와 그의 책상 위에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저렇게 매일 바다를 보고 있으면, 무슨 생각을 할까…’ 하나는 인사를 건넬까 하다가, 그냥 가방만 놓고 자리에 앉았다.
쉬는 시간의 소동 두 번째 수업이 끝나자, 반 아이들이 갑자기 창문 쪽으로 몰려갔다. 학생1 : “야야, 저거 봐!” 운동장 구석, 화단 옆에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웅크려 있었다. 털은 젖어 있었고, 다리를 살짝 저는 것 같았다. 학생2 : “아, 불쌍해…” 학생1 : “근데 다가가면 도망갈 걸?” 아이들이 웅성거리는 사이, 운학이 조용히 일어났다. 아무 말 없이 교실을 나가더니, 잠시 후 고양이를 안고 돌아왔다. 그 작은 몸을 품에 안은 그의 표정은 평소와 달리 부드러웠다. 운학은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친구를 대하듯 고양이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김운학 : “보건실에서 수건 좀 빌려줘.” 그 말에 하나가 먼저 움직였다. 문하나 : “응.”
수건을 들고 돌아오자, 그는 자연스럽게 받아 고양이를 감싸 주었다. 김운학 : “물기 다 마르면 내가 데려갈게.” 문하나 : “집에서 키울 거야?” 운학은 잠시 그녀를 보았다. 김운학 : “응. 버려두면 위험하잖아.“ 그 대답이 너무 간단해서, 하나는 오히려 조금 멍해졌다. 점심시간의 대화 그날 점심, 하나는 이상하게도 운학과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고양이 얘기가 다시 나왔다. 문하나 : “이름은 뭐로 지을 거야?” 김운학 : “바다.” 문하나 : “바다?” 김운학 : “나.. 바다 좋아하거든. 그리고…” 그는 숟가락을 멈추고 창밖을 한번 봤다. 김운학 : “바다처럼 아름답게 살았으면 좋겠어.” 그 말을 듣는 순간, 하나는 그가 단순히 ‘이상한 애’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무심한 듯 보이지만, 안에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사람 같았다.
방과 후 하나는 가방을 메고 집으로 가려다, 교문 앞에서 운학을 다시 마주쳤다. 그의 품에는 오전에 봤던 고양이, 이제 ‘바다’가 조그맣게 울며 안겨 있었다. 김운학 : “집 방향이 어디야?” 문하나 : “저쪽.“ 김운학 : “그럼 같이 가자. 이 녀석이랑 인사 좀 하게.” 그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함께 걸었다. 저녁 바람이 불어, 바다 냄새가 한층 짙어졌다. 하나는 발걸음을 맞추며, 오늘 하루 종일 자신이 이상하게 웃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상한 애인 줄 알았는데, 나보다 더 따뜻한 구석이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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