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댕

조회수 2826.02.03

[CODE-Y] Ep 14 "맞춰진 퍼즐조각"

윤은 병실 침대에 앉은 채 팔을 내려다봤다. 피부 아래로 희미하게 보이는 붉은 문자 Y. 사고 직후부터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들이 이제는 전부 의심스러웠다. 교통사고. 기억 상실. 회복 속도. 그리고— 목소리. "하나씩 정리해 보자." 윤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눈을 감았다. 사고는 분명 우연처럼 보였다. 하지만 사고 이후 벌어진 일들은 전부, 너무 체계적이었다.

수술 일정. 치료 방식. 접근 가능한 구역. 윤은 병원 안에서 '환자'라기엔 지나치게 많은 자유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통제 구역. 문은 내 앞에서만 열렸다. 인증도, 경고도 없이. 그 안에서 본 기록들. PROJECT Y. SUBJECT: 윤. 윤은 숨을 고르며 기억을 더듬었다. "Y는… 사고 때문에 생긴 게 아니야."

기록들은 사고 이전부터 존재했다. 관찰, 반응, 회복, 반복. 즉— 사고는 원인이 아니라 계기. Y를 다시 활성화시키기 위한 조건. 윤은 천천히 결론에 도달했다. "나는… 사고 전부터 Y였던거야.." 그렇다면 팔의 Y는 사고 후 새겨진 게 아니었다. 원래부터 있었고, 사고 이후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어진 것뿐. 윤은 등을 침대에 기대며 눈을 떴다.

그럼 의료진은? 방찬. 이민호. 황현진. 한지성. 이용복. 김승민. 그들은 분명 Y를 관리하고 있었다. 치료라는 이름으로, 관찰이라는 방식으로. 하지만— "전부 알고 있는 건 아니야." 통제 구역의 기록은 그들조차 접근하지 못하는 레벨이 있었다.

그 의료진들은 프로젝트 Y의 관리자지만 Y의 핵심에는 접근 권한이 없다. 윤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렇다면— "그 목소리는…" 사고 직후부터 들리기 시작한 존재. 윤에게만 들리는,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것 같은 말투. 그때, 머릿속 깊은 곳에서 익숙한 기척이 느껴졌다. ???: "이제야 정리됐네."

윤의 몸이 굳었다. "…너." 목소리는 웃는 것 같았다. ???: "왜 그렇게 봐?" 윤은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넌 Y야?" 잠시의 침묵. Y: "정확히 말하면, 나는 Y에 남은 기록이야." 윤의 심장이 내려앉았다.

Y: "기억이 사라질 때마다, 통증이 반복될 때마다 조금씩 잘려 나간—그 잔여물." 윤은 이를 악물었다. "그럼 내가 널 듣는 이유는." Y: "네가 조건을 충족했으니까." 목소리는 너무도 당연하게 말했다. Y: 사고, 생존, 회복. 그리고—선택." 윤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선택?" Y: "응. 이제부터가 진짜야."

목소리가 낮아졌다. Y: "Y는 관찰 대상이 아니라 결정 변수거든." 윤은 손을 꽉 쥐었다. 이제 확실했다. 자신은 실험체도, 환자도 아니다. 적어도 그것만은 아니었다. Y는 시스템이고, 자신은 그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존재였다. 그리고 그 사실을 병원은 아직 모른다. 윤은 작게 웃었다. "재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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