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애를 우연히 마주쳤다, 아니, 사실 마음 한구석은 알면서도 그 길을 택했다 늘 그 애가 지나가던 길 그리고 그날, 누군가의 고백이 있었다

나 너 좋아해. 진심이야.” 낯선 목소리 하지만 낯설지 않은 불안이었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던 애 나의 첫사랑 내가 항상 피하고 싶었던 예감이, 현실이 되었다

짝사랑은 혼자서 충분하다고 믿었지만, 그 사랑이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는 순간, 나의 심장은 무너지는 소리를 냈다

“…고마워. 나도 좋아해.” 현진은 그 순간, 숨을 멈췄다 세상이 멈춘 줄 알았다 벚꽃잎조차 천천히 흘러내리는 것처럼 느려졌다.

‘아… 끝났구나..’

말도 못 해본 사랑이었다. 그저 곁에 머물던 사랑, 조용히 웃음 지으며 바라보던 사랑. 난 조용히 뒷걸음질쳤다 바스락, 떨어진 낙엽 하나가 밟혔다 그 소리에 두 사람이 돌아봤지만 이미 시선을 돌린 후였다

눈물이 나지 않았다 그저 가슴이 뻐근할 뿐이었다 마치 오래 쥐고 있던 돌을 놓는 순간처럼 가볍지만 텅 빈. . .

그날, 현진의 봄은 그렇게 졌다. 아무도 모르게, 아주 조용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