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댕
조회수 412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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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도 나가고 병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멀어졌다. 복도 쪽 발소리도, 낮게 오가던 대화도 점점 희미해졌다. 윤은 혼자 남았다. 조용해진 병실에서, 윤은 천장을 올려다봤다. 조명은 여전히 밝았고, 기계음도 변함없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공기가 눌린 것처럼 무거웠다. 윤은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였다. 아직 제대로 힘은 안 들어갔지만, 감각은 분명했다. 그리고 그때였다. ???: “……윤.” 분명했다. 환청처럼 스치고 지나간 게 아니었다. 이름을 불렀다. 또렷하게. 윤은 숨을 멈췄다. 귀가 아니라, 머릿속에서 직접 울리는 느낌이었다. 윤: “……누구예요?” 대답은 바로 오지 않았다. 대신, 아주 짧은 정적이 흘렀다. ???: “아직은, 말하면 안 돼.” 윤의 이마에 미세하게 주름이 잡혔다. 방금 그 말투—부드럽지도, 위협적이지도 않았다. 그냥… 너무 자연스러워서 더 소름이 돋았다. 윤: “왜 제 이름을 알아요?”
윤은 스스로도 놀랄 만큼 차분하게 물었다. 무서웠지만, 이상하게 도망치고 싶진 않았다. ???: “잊어버렸으니까.” 짧은 대답이었다. 하지만 그 한마디가, 가슴을 정확히 찔렀다. 윤은 무의식적으로 손목을 움켜쥐었다. 붕대 아래, 아직 확인하지 못한 그 자리. Y라는 글자가 떠올랐다. 윤: “제가 뭘 잊었는데요.” 이번엔 침묵이 길었다. ???: “곧 알게 돼.” 그 순간, 병실 문 밖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찬: “지금 상태는 생각보다 안정적이네요.”
민호: “그래도 예의주시해야겠습니다.” 윤은 문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와 동시에, 머릿속의 목소리는 조용해졌다. 마치—사람이 다가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처럼. 윤은 다시 천장을 봤다. 방찬도, 민호도, 창빈도, 지성도 아직 아무도 모른다. 윤 혼자만이 자기 이름을 부르는, 정체 모를 존재가 있다는 걸. 그리고 이상하게도— 윤은 확신했다. 그 목소리는 자신을 해치려는 존재는 아니라는 걸. 하지만 믿어도 되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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