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혁이여친
조회수 21025.01.22
상혁이여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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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은 아득하고, 외사랑은 또한 아득하다. 그런데, 여기 ‘첫사랑’을 시작했던 한 소녀가 있다. ㆍ ㆍ ㆍ ㆍ ㆍ ㆍ
그 빌어먹을 사랑의 시작은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3학년에.. 명재현? 그게 누구…’ 인기짱에, 전교회장, 게다가 친절하고 잘생겼다는 그 선배, 명재현이었다. 사실 3학년은 고작 얼마 뒤면 졸업이지만 나만 모르는 그 느낌이 싫었다. 왜 그랬던 것인지는 기억 나지 않는다. 그래서 무턱대고 3학년 층으로 찾아갔다. 어디지? 하고 있었는데 누가 봐도 시끄럽고 사람이 바글대는 반이 보였다. ‘..내 성격으론 절대 감당 못 할 것 같은데.’ 마른 침을 꿀꺽 삼키고 무거운 발을 움직이니 점점 3학년 2반의 모습이 두 눈에 담겨왔다.
혹시 저 사람인가, 아니면 저기? 주변에 하도 잘생기고 모범적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많아 다들 누군진 모르지만 6명 사이에서 조금 헤매었다. 그런데, 어느 한 명이 자리를 비우자 보이는 한 남학생. 정확하겐 몰라도, 일단 내 눈엔 명재현이었다. 누가 봐도 소문의 내용처럼 ‘나 강아지예요’ 하는 얼굴이었기에. 그런데, 그 강아지는 어딘가 특이한 전교회장 강아지였다. ‘…저딴 게, 전교회장?’ 전교 회장이라면서. 넥타이, 명찰은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왜 인기가 많은지는 눈을 크게 뜨지 않아도 충분히 보였다. 잘생기고, 잘생기고, 또 잘생겼다. 어느새 우리 학교는 저리 완벽하게 생긴 사람을 싫어하면 간첩인 학교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일단 내 이상형은 아니었고, 좋아할 일도 없기에 그냥 뒤를 돌아 가버리려 했다, 했는데… 순간 눈이 마주쳐버렸다. 누구와? 명재현과.
막말로, 좋아할 것도 아니면서 괜히 뒷목이 화끈거렸다. 더 이상 3학년 층에 못 있겠다고 판단한 나는 2학년 층으로 빠르게 내려가버렸다.
그렇게 점심시간, 난 아까 그 장면이 잊히지 않아 미칠 지경이었다. ‘왜 자꾸 생각나는데, 명재현.. 머릿속에서 사라지라고..!’ 그래서 평소 달려가서 1등으로 먹던 점심조차 포기하고 매점에서 빵 몇 개를 사와 옥상 난간에 기대어 앉았다. 급식실에 가면 명재현을 마주칠 것만 같았다. 신경쓰여 미치겠고, 도무지 아까 이후로 일이나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아, 제발 머릿속에서 사라지라고..!’ “명재현, 제발 사라져..!!” “나 왜?” ‘…어?’ 갑자기 내 위에 한 그림자가 드리우더니, 높은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명재현이다. “어, 그, 그게..” 명재현은 어버버하는 나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말을 이었다. “아까 3학년 층에서 눈 마주친 2학년, 맞지?” “그, 아.. 네. 맞아요.” “마침 너 궁금했는데.” “네, 네? 제가요?” “네, 너가요.” “그나저나, 내가 왜 사라져야 하는데?” 이게 진짜 문제였다.
명재현이 몸을 가까이 붙여오니 섬유유연제 냄새가 내게 확 끼쳐왔다. “그, 그게..” “응, 그게?” 모르겠다, 그냥 질러버리는 게 답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머릿속에서 선배 생각밖에 안 나서요…!” 순간 정적이 일렀고, 명재현은 꽤나 당황한 기색이었다. 물론 그 정적을 깬 것은 명재현이었다. “푸핰, 아 그랬어?ㅋㅋㅋㅋ” 그의 웃음소리에 난 질끈 감았던 눈을 떠보았다. “뭐야, 귀여운 후배님이셨네-” 그러면서 명재현은 살포시 내 머리에 손을 얹었다. “그럼 나 좋아하는 거야?” “그건, 그.. 어..” 뇌는 나에게 계속 안됀다고 외쳐댔다. 곧 나는 감각으로 깨달았다. 난 명재현을 좋아한다 난 기꺼이 감정을 인정하기 위해 뇌의 명령을 무시했다. “좋아해요..!” 내 감정인데 아무렴 어때. 선배의 시선의 숨이 턱턱 막혀왔고, 열이 오르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이 뛰었다. 이걸로 내 첫사랑은 막을 내렸다. “…근데 미안, 나 곧 유학 가.” ㆍ ㆍ ㆍ
총 3개의 댓글
상혁이여친 25.01.22
2025.1.22 인기 갤러리 등극 감사합니다😍🙇🏼♀️
우리리링 25.01.24
너 진짜 잘쓴다..반햇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