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우리슼즈로데뷔해줘서고마워💙

조회수 16624.12.25

작약지증(勺藥之贈)

유난히 춥던 겨울, 우리가 연인으로 맞이하는 세 번째 크리스마스였다. '으아... 진짜 춥다ㅋㅋ' 그 말을 뱉자, '자, 핫팩!' 용복이는 내 손에 따뜻한 핫팩을 쥐어주었다. '헉, 모야~ 고마워ㅎㅎ' 용복이가 쥐어준 핫팩은 너가 날 사랑하는 만큼 정말로 따뜻했다.

'빨리 따뜻한 데로 가자!' 너가 내 손을 꼭 잡고 연말 분위기로 가득찬 길거리를 걷다, 내가 미리 예약해 둔 레스토랑으로 갔다. '으아.. 배불렁' '그러게. 진짜 배부르게 먹었다ㅎㅎ' 너는 배불러하는 날 보며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웃어보았다. 그 미소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나도 자연스레 너를 따라 웃게 되었다.

'아 맞다!' 너는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이, 가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자, 이거!' 용복이가 건네준 선물은 함박꽃과 고급스러운 향수였다.

'헐, 뭐야?' '크리스마스잖아. 그거 뿌릴때마다 내 생각하라고ㅎㅎ' 처음이었다. 이렇게 따뜻한 사랑을 받는건 너가 처음이었다. 고마웠다. 그 고마움 때문에 내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여주야, 왜 울어... 울지 마~ 행복한 날인데. 괜찮아' '너무 고마워... 용복아. 사랑해.' '나도 사랑해.'

눈물을 소매로 훔치고 나도 용복이에게 주기위해 준비한 선물을 꺼내서 주었다. '자! 나도 선물 준비했어.' 내가 포장한 엉성한 포장지를 뜯고서 너는 환하게 웃었다. '우와, 우리 통했다!ㅎㅎ' 정말 우연의 일치로 나도 향수와 함박꽃을 용복이에게 선물했다. 용복이와 잘 어울리는 산뜻하고 포근한 향수였다.

'이거 향 진짜 좋다!' '다행이다.너가 맘에 들어해서 ㅎㅎ' 그렇게 레스토랑에서 나왔다. 우리는 연말 분위기가 물씬 나는 백화점을 돌아다녔고 그렇게 새해 카운트다운을 할 때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 뒤 헤어졌다.

20Xx년 12월 31일 12시 59분 50초 '와.. 진짜 새해야!' '그러니까ㅎㅎ 내년엔 더 사랑해줄게~' '뭐야~ 나도 더 사랑해줄게!' 20xx년 12월 31일 12시 59분 55초 우리는 5초가 남자마자 같이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5 . 4 . 3 . 2 . 1 해피 뉴이어!' 를 외치자 마자 용복이는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사랑해. 올해도 나 없이 잘 지낼 수 있지?' '어? 그게 무슨 소리야…? 너 없이도 잘 지낼수 있냐니?' '사랑해, 그리고 미안해.' 그 말을 끝으로 용복이는 점점 흐릿해져만 갔다. 잡으려해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어디가...더 곁에 있어줘...' 외쳐보아도 넌 이미 흩어진 상태였다.

20XX년 12월 25일-용복이 기일 '하아... 아...' 잠에서 깼다. 꿈을 꾸며 내내 울었는지 눈물이 지나간 자리는 쓰라렸다. 오늘은 너의 기일이었고, 난 오랜만에 소리내 울었다. 너가 잊혀질만큼 울었다. 아니 잊혀지리라 믿고 울었다.

너가 선물해준 향수를 뿌리고 너가 사준 옷을 입고 너가 좋아하던 꽃인 함박꽃을 들고서 너의 묘지에 찾아갔다. 날 맞이해준 건 함박꽃이 핀 너의 무덤이었다. 나는 너가 나에게 주는 마지막 크리스마스 선물이라 생각하고, 그 함박꽃을 꺾었다. '사랑해.' 그 말을 끝으로 나는 함박꽃을 둔 채 묘를 걸어나왔다.

총 4개의 댓글

  • 얘들아우리슼즈로데뷔해줘서고마워💙 24.12.25

    작약지증(勺藥之贈): 함박꽃을 선물하여 사랑을 두텁게 한다는 뜻의 사자성어

  • 큐티'한'이리노 24.12.25

    으아..넘 슬퍼요😭 글 너무 잘쓰시는거 아니냐구요..!🤍

  • 김꼬질 24.12.25

    후잉 너무 슬프다 😭

  • 정인이는기여어 24.12.26

    으어 너무 슬프네여😭 긍데 진짜 잘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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