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노콧대에서미끄럼틀타고싶다🐰🖤🤍

조회수 3425.11.09

사라지는 중ㅡ (단편)

밤은 조용했다 휴대폰 화면엔 여전히 아무것도 뜨지 않았다 “괜찮아?” 그 문장 아래, ‘1’이라는 숫자는 여전히 고집스럽게 남아 있었다

현진은 화면을 꺼버렸다 그 불빛이 더 이상 위로가 아니었다 차라리 어둠이 나았다 어둠은 적어도 아무것도 묻지 않으니까

방 안엔 시계 초침 소리만 똑똑 떨어졌다 숨 쉬는 것도 귀찮았다 창밖엔 비가 내렸고, 방 안은 눅눅하게 젖어 있었다 그는 그저 누워 있었다 생각도 감정도 없이, 그냥 무게처럼 눌려 있었다 책상 위의 노트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몸을 일으켜 한 줄을 적었다 ‘오늘도 괜찮지 않다’ 그 문장을 보고 있자니 문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웃음인지, 한숨인지 구분도 되지 않았다

“모든 게 괜찮지 않아도… 세상은 계속 돌아가.” 그 말은 명언처럼 들리지 않았다 그저 체념이었다 현진은 다시 누웠다 천장은 그대로였고,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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