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_쪽냥♡
조회수 833일 전
오드_쪽냥♡
조회수 833일 전
내 영혼 없는 대답을 들은 민호가 고개를 까딱이며 말했다. "... 그래, 가요." 나는 살짝 고개를 숙이고 그대로 걸어갔다. 참 오지랖도 넓으신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민호와 정인 사이에 있었던 일을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그러고 나서도 이렇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걸 보니 심각한 일은 아니었나 보다. 민호는 제자리에 서서 한숨을 쉬었다. "사람 참 어렵네." 그때 승민이 다가왔다. "김서윤 또 철벽 쳐요?" "알면 닥쳐." "ㅋㅋ ,, 아 선배, 있잖아요. 선배가 위에 잘만 말해주면 제가 둘 이어줄게요." "... 뭐?" "이어준다구요. 선배랑 서윤이." "필요 없어." "서윤이 온다. 말 좀 걸어봐요." 마침 서윤이 레포트를 들고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용건은 승민에게 있는 듯 시선은 그에게만 향해 있었다. "승민 씨, 이거 좀 봐주실래요?" 승민과 서윤이 레포트를 보며 거리없이 걸어가는 걸 보자 마음이 착잡해졌다. 그리고 이젠 승민까지 신경쓰여.
서윤과 걸어온 승민이 레포트를 받아들며 말을 걸었다. "서윤아." 승민이 이렇게 가깝운 사람이던가. 내가 모르는 사이에, (회식에서라든지) 친해졌나 - 하고 반말로 맞받아쳤다. "왜?" "차장님이 너 좋아해." 알고는 있었다. 마음이 안 가는 사람이어서 그렇지. 그래도 이렇게 직접 들으니 느낌이 다르네. "알고 있어." "형 별로야?" 그것도 아닌데. "아니." "그럼 왜?" 뭐라고 말해야 할까. "안 끌려. 그러니까 - 마음이 안 간다고 해야 하나." 내 말을 들은 승민은 좀 놀란 듯 했다. 아무래도 그렇겠지. 민호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알면서도 안 끌린다는 이유로 철벽을 치는 여자라니. "... 왜 그렇게 봐, 취향 존중 좀." "아니, 놀라서. 선배 정두 안 흔해. 후회 안 해?" 모르겠다. 마음이 바뀔 우도 있지만, 지금은 일단 민호보다 "안 할래." "후회할 거냐고 물어본 게 아니라 -" 답답해 보였다.
"... 선배 놓치면 안 돼. 좋은 사람이야." 아닌 거 뻔히 아는데 왜 이렇게 매달리는지. "내가 원할 때가 있지 않겠니 - " 승민이 말을 잃었다. -- 이어폰을 끼고 잠깐 밖을 걸었다. 이렇게 다쳤는데 못 알아본 승민에게 아주 살짝 실망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좀 걷고 싶었다. 슬슬 입에서 하얀 연기가 나오는 날씨였다. 여러 나무에 서리가 내린 게 보였고, 두꺼운 옷을 입은 사람들이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미친 회사. 날씨가 이런데 - ..." 다리가 시렸다. 가을을 맞아가고 있는데 슬랙스도 입지 못하는 내 처지가 슬펐다. 걷다 들어오니 회사의 열기가 후끈 느껴졌다. 사원들도 빵빵하게 튼 히터에 감사하는 듯했다. "어으 ... 녹는다." 의자가 오늘따라 더 편하게 느껴졌다. 뻐근한 무릎과 따가운 팔꿈치가 계속 욱신거려왔지만, 참을 만했다. "음 ... ?"
부서 한쪽에서 시끌시끌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솔직히, 이런 곳에서 저렇게 웃는 자신감은 리스펙한다. 분위기도 띄워주는 것 같고 시선도 분산시켜주니까. "제가 말을 걸어도 걸어도, 대답을 안 하시는 거에요 ~" 언뜻 들리는 소리만 판단했는데도, 말솜씨가 꽤 좋았다. 문장에서 문장까지의 전환이 매끄러웠고 목소리도 달콤했다. 솔직히 말해, 이 회사에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다. 저런 캐릭터 하나 있어야 부서 이미지도 좋아지고 그래서. "선배님 ~" 걔가 다가왔다. "아까 외교부 나오다가 계단 상황을 봤는데, 내려오시다가 좆신입이랑 부딪혀서 개까신 것 같으시더라고요." 생각보다 말이 거칠다. "다른 용건은 없고 - 그냥 괜찮으신가 안부 여쭤보려고요." 고맙지만 이런 종류의 관심은 필요 없다. "괜찮아요. 크게 안 다쳤어요." 내 성의없는 답을 듣자 그는 김이 빠진 듯 돌아섰다. 난 이제야 편하게 의자에 몸을 묻고 손을 마우스에 고정했다.
이번 건은 별로 중요한 건도 아니고 크지도 않아서 대충 넘어가고 혼날 생각이다. 항상 오버해서 일하는 그 수많은 직원들 중 영향력업는 직원 하나 대충 구른다고 회사가 망하나. 옆에서는 여전히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총 10개의 댓글
-
-
-
더보기🖤내상태는𝐔𝐋𝐓𝐃𝐃𝐀🖤 24시간 전
언니 그래서 소설 언제 낸다고?
한이가_조아🧭 3일 전
응애
이엔빵🥯🍞 3일 전
작가로 언제 데뷔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