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쾅--!!! ] ???: "하....." 황현진이었다. Hyunjin: "……찾았다." 황현진의 목소리는 숨이 조금 가쁘긴 했지만, 안도감이 섞여있었다. 황현진의 한손에는 손전등이 쥐어져있었고, 나와 한지성을 발견하자 급히 안으로 달려왔다.

Hyunjin: "다행이다… 너희 무사해서." - "너가 ..왜 여기있어? 그리고 이 문자, 너가 보낸거 맞지?" 한지성은 황현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 "야. 황현진 얼굴 뚫리겠다 그냥. 어?" Jisung: "ㅇ..아 미안.. 너무 궁금해져서.."

황현진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Hyunjin: "너한텐 얘기 안하는게 나을것 같았는데,, 이제 말해야겠다." Jisung: "이율이 모르던게 더 있었어..?" Hyunjin: "이민호, 중학교때부터 심상치 않았어. 수업시간 도중에도 핸드폰 진동이 울리면 바로 학고 밖으로 나가서 누굴 만났고, 그 때문인지 수업도 여러번 빠졌어. 언제는 학교를 안나온적도 꽤 많아서 쌤들한테 많이 혼났었고. 어느날은 너무 심각하게 수업도중에 뛰쳐나가서 나도 따라가 봤는데 어떤 아저씨한테 돈봉투를 주더라. 수상해서 점점 가까이 다가갔는데 그때 이민호가 운동장 뒷편으로 들어가더라. 그래서 나도 또 따라가봤는데,, 그곳에서 처음으로 봤어. 이민호의 본 모습. 피묻은 야구방망이, 쓰러져 있는 남자애. 그리고 이민호는 웃고 있더라." 황현진은 고개를 떨궜다.

Hyunjin: "그때부터였어. 이민호가… 너 옆에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했어. 항상 위험했으니까." - "ㅁ..말도 안돼...근데.. 왜 나한테 더 일찍 말 안했어..?" Hyunjin: "…너 걔 많이 좋아했었잖아." 그 말을 들은 순간, 내 눈빛은 요동쳤고 한지성은 옆에서 조용히 내 어깨를 감싸줬다. 황현진은 다시 말을 꺼냈다.

Hyunjin: "근데 이제는 더이상 지켜보고만은 못있어. 김승민도… 일부러 그 조직에 들어간거야. 이민호가 널 노린걸 알고 먼저 선수를 친거지." Jisung: "ㅁ..무슨 말이야?.." Hyunjin: "일단 난 먼저 가봐야할 곳이 있어서. 조심해서 나가고 무슨 일 있으면 꼭 연락해. 나머지는 나중에 얘기해줄게." 황현진이 가고, 한지성은 조용히 하늘을 올려다봤다.

수많은 말이 오고 간 자리에는 긴 침묵만이 남겨졌다.. 나는 손에 꼭 쥔 핸드폰을 바라보다, 문득 화면이 깜빡거리는걸 보았다. [ 7개의 음성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 보낸사람: 이민호 나는 숨이 멎을것 같았다. 손끝이 떨려 재생버튼도 누르지 못할 뻔 했지만 가까스로 버튼을 눌렀다.

< 음성 메시지 속 이민호의 말 > ( 1번째 음성 메시지 ) "율아.. 이제 와서 이런 말 듣고 싶지 않겠지만… 그래도 넌 알아야해.. 난 처음에 널 봤을때, 아무감정이 없었어. 그저 타깃. 조직에서 날 네 곁에 붙였고, 널 감시하라고 했어. 왜 너였냐고..? 넌 몰랐을거야. 네 아버지가 어떤 분이었는지.. 무슨 선택을 하셨는지.. 내가 전에 말했지..? 비프레이드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 2번째 음성 메시지 ) "비프레이드는 다른 조직처럼 단순한 범죄 집단이 아니야. 정보를 사고 팔며, 사람을 지우고, 세상을 조종해. 그리고 너의 아버지는.. 거기에 대항했던 유일한 내부 고발자였어.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하지만 너희 아버지는 죽기 전에 뭔가를 숨기셨어. 그게… 바로 너였지."

나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삼켰다. 심하게 흔들리는 내 눈동자는 점점 초점을 맞추지 못했다. ( 3번째 음성 메시지 ) "처음엔 그냥 임무였어. 너가 뭘 아는지, 기억하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제거하라는 지시까지 받았었지. 그런데 널 알면 알수록… 웃기게도 내가 사람처럼 느껴졌어. 그리고 처음이었어. 그렇게 누군가의 눈을 바라본다는게. 진심인척 다가갔던건 인정할게. 근데 그 '척'이 어느순간 진짜가 됐어. 그걸 내가 알았을땐 이미 늦었더라. " 음성 메시지는 잠시 끊겼다가 이어졌다. 그리고 이번은 좀 더 거칠고 떨리는 목소리였다.

( 4번째 음성메시지 ) "그런데도 염치없게 난 널 지키겠다고 선택했어. 조직에 들키면 죽을수도 있단걸 알면서도. 김승민… 걔는 내가 막을수가 없었어. 나 대신에 김승민이 모든걸 감당하게 된거야. 이율, 제발 멈춰." ( 5번째 음성 메시지 ) "이젠 너무 많은 사람들이 너를 노리고 있어. 황현진도 아마 그걸 알고 있었을거야. 그런데도 걔가 널 도우려는건… 그냥 감정때문만이 아닐지도 몰라. 모두가 너를 알고 있어. 근데 너만 네가 누군지 몰라."

( 6번째 음성 메시지 ) "그 전에 하나만… 더 말할게." ( 7번째 음성 메시지 ) "…널 사랑하게 된건, 진짜였어." 음성이 끝났다. 나는 한 치도 움직이지 못한 채, 손에 꽉 쥔 핸드폰만 바라보았다.

Jisung: "야.. 너 괜찮아..?" - "내가 뭐길래......" 내 눈엔 눈물이 고여있었지만, 흐르진 않았다. 그 순간, 다시 핸드폰이 켜졌다. [ 조심하는게 좋을거야. 아직 진짜는 나타나지 않았으니까. ] 보낸사람: ???

메시지는 암호화된 번호로 왔다. 이름도, 사진도 없는 송신자. 나는 한지성과 눈을 마주쳤다. - "…아직 끝난게 아니야. 뭔가가 더 있어." 그날 밤, 여전히 폐가에서는 피 냄새가 그치질 않았다...

[ 며칠 후, 이율의 집 - 밤 ] 한지성은 나의 집에 놀러와 책상에 앉아 노트북 타자를 누르고 있었다. 나는 나의 책꽃이와 책상 서랍을 하나씩 뒤지며 중얼거렸다. - "하 내가 아는건 아무것도 없는데.. 왜 자꾸 날 중심에 두는거야.." 서랍의 가장 밑바닥, 오래된 종이가 손끝에 닿았다. 바랜 편지 봉투.

뒷면엔 낯선 마크가 있었다. B와 F가 겹쳐진 문양. - "...이건 뭐지..?" 편지를 펼치자 삐뚤삐뚤한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그 편지 내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