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똥이

조회수 982일 전

청춘익사사건 #끝

”승민아..“ ”응~?“ ”너 진료보러 안가..?“ ”오늘부터 한 달동안은 없어~ 걱정 마~“ ”이제 일주일 남았네..“ ”하얗게 불태웠다, 그치?ㅎㅎ“ ”즐거웠어 정말. 너랑 결혼하길 잘한거 같아“ ”그러니까~ 너 가고 나서 재혼 안할 테니까 걱정 마“ ”ㅋㅋㅋㅋㅋ그래“ ”난 태희밖에 없어~“

나에게 남은 날은 일주일 보단 많을 것 이기에, 나는 태희의 마지막 일주일을 알차고 행복하게 마무리 시켜주고 싶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고 일주일의 마지막날이다. 태희는 컨디션이 급격히 안좋아졌고, 내가 태희를 진찰하는 간격도 짧아졌다. 수액은 점점 더 많은 양을 맞고 있었고, 태희는 간신히 생명줄을 잡고있었다. 그러던 태희가 힘겹게 말을 했다.

“나..가면..베개 밑에 있는..공책..봐..” “알겠어, 태희야 그동안 수고 많았어. 오늘이 우리 결혼 8주년 되는 날이더라. 자기야, 고생했고 사랑해. 앞으로도 영원히“ 내 말을 끝까지 다 듣고 태희는 세상을 떠났다. 다들 사람이 죽으면 의료진들은 시끄럽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눈물바다가 될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았다. 태희의 가족분들과 나만 모여 태희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줬다. 나는 태희의 가족분들에게 말했다. ”아직 귀는 열려있어요. 하시고 싶은 말 해줘요“

이럴 때는 내가 의사라는게 원망스럽다. 사망선고를, 내 와이프의 사망선고를.. 내가 해야했다. “20XX년 03월 25일 09시 22분, 사망하셨습니다.“ 잔인하고 괴롭지만, 내가 해야할 일이었다. 두 눈으 질끈감고 이야기를 끝마치고, 태희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그동안 고생많았어, 우리 자기.. . 내가 말했지? 절대 널 버리지 않을거라고. . 하늘에서 꼭 지켜봐줘. . 넌 내 인생에 전부야. . 사랑해, 사랑해..정말 많이..“ 그렇게 태희를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하고, 태희가 떠나기 전 공책을 보라고 했던 말이 떠올라 베개를 들춰 공책을 꺼냈다. 우리 둘이 찍은 사진이 표지에 붙어있는 하늘색 공책이었다. 첫 장을 펼치자, 우리가 찍었던 사진들이 후두둑 떨어졌다. 태희가 우리 둘 사이를 얼마나 각별히 여겼는지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마지막 장을 펼쳤을 때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승민아, 안녕? 나 태희야ㅎㅎ . 지금 너가 이걸 보고 있다는 건 내가 이세상에 없다는 소리겠구나.. . 우선, 고마웠어. . 그리고, 매일 특별하지 않아도 돼. .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특별한 거니까. . 작은 일에 소소하게 웃고, . 행복하게 살아가면 돼. . 나 따라 올 생각하지 말고! . 내 몫까지 행복하게 살아줘~! . 머리 맡에 뉘어둔 일기장도 하루면 잊혀지는데, . 너는 어떻게 그렇게 오래도록 남았는지ㅎㅎ . 너는 내 인생에 전부였고, . 비록 내 전부를 잃었지만 괜찮아! . 몸은 떨어졌지만 마음은 영원히 붙어있으니까. . 승민아 사랑해~♡ . -너의 영원한 반쪽, 서태희.’

어쩌면 태희는, 시한부가 아니라 우리의 청춘에 익사한 것 일수도 있다. 너는 호수 같았고, 나는 바다였으니까.

그렇게 우리는, ‘끝나지 않을 이야기‘의 1부를 끝냈다. 2부를 기다리며,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총 15개의 댓글

  • 만주 24시간 전

    와아악ㅠㅠ 비유 ㄱ지리네여😭😭

  • 현지니를먹어버리겠어 24시간 전

    아닝..비유 ㄱ잘해서 몬가 반박할수도 없고..탸휘양😭

  • 용복아밥더먹어 12시간 전

    ㅜㅠㅠㅠㅠ 143년 어치 눈물 다 여기다 쏟고 가요 ㅠㅠ 진 ㅠㅠㅠ 짜 ㅠㅠㅠ 너무 ㅠㅠ 슳 ㅠㅠ 픈데 ㅠㅠ 너 ㅠㅠ 무 ㅠㅠㅠ 감동 ㅠㅠㅠ 적 ㅠㅠㅠ 이예요 ㅠㅠㅠㅠ 아니 ㅠㅠ 청 ㅠㅠ 춘 ㅠㅠ 에 ㅠㅠㅠ 익사 ㅠㅠㅠㅠ 악 ㅠㅠㅠㅠ

  • 뽀듕만두🥟 8시간 전

    쌤 못하시는게 뭐에요ㅜㅜ글도 잘 쓰시구ㅜㅜ진짜 오랜만에 눈터파크 오픈 눈으로 분수쇼😭😭눈물 광광

  • 뽀둥한 2일 전

    청춘에 익사 미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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