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강아지명재현씨
조회수 2362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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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봄의 시작, 그리고 비밀 친구] 3월 2일. 아침 공기는 아직 겨울의 찬 기운이 남아 있었지만, 운동장 위로 불어오는 바람엔 미묘하게 봄 냄새가 섞여 있었다. 교문 앞은 오랜만에 다시 만난 친구들로 시끌벅적했고, 곳곳에서 웃음소리와 장난스러운 밀침이 오갔다. 한태산은 그 무리 한가운데 서 있었다. 180cm가 훌쩍 넘는 키, 반듯한 이목구비, 그리고 목소리에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활기. 그는 마치 주인공처럼 주변의 시선을 모았다. 농구부 주전 포워드답게 어깨도 넓었고, 웃을 때 보이는 치아는 반짝였다. 김이한 : “야, 태산아! 이번에 우리 같은 반이래!” 한태산 : “진짜? 그럼 너네 시험 공부는 망했다.” 친구들이 웃음을 터뜨렸고, 태산도 그들 틈에서 장난스레 어깨를 부딪쳤다.
[조용한 창가] 같은 시각, 2학년 5반 교실 뒷자리 창가엔 문하나가 앉아 있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 끝을 비추고 있었다. 얇은 손가락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조용한 바람 소리 같은 소리가 났다. 하나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싫은 건 아니었지만, 스스로 그 안에 끼는 건 어려웠다. ‘괜히 어색해질 바엔, 그냥 책 속에 있자.’ 그게 하나가 고등학교 생활을 버티는 방식이었다.
[첫 대화] 점심시간 직전, 태산이 교실 뒤쪽을 지나가다 햇살 속의 하나를 보았다. 그는 발걸음을 멈추고 창가에 기대 섰다. 한태산 : “이 자리, 되게 따뜻하네. 너 매일 여기 앉아?” 하나는 책에서 시선을 천천히 떼고, 그를 바라봤다.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얼굴이 뚜렷했다. 문하나 : “…응. 그냥, 햇빛이 좋아서.” 한태산 : “햇빛? 나 같으면 여기 앉으면 잠들겠다.” 문하나 : “그럴 수도 있지.” 짧았지만, 처음으로 둘 사이에 말이 오갔다. 태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가볍게 웃었다.
[비밀 친구] 그날 이후, 쉬는 시간마다 태산은 종종 하나 쪽으로 다가왔다. 처음엔 그저 인사였지만, 며칠 지나자 영화 이야기, 좋아하는 과목, 급식 반찬 취향까지 나누게 됐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마치 아무 사이도 아닌 듯 행동했지만, 둘만 있으면 대화는 길어졌다. 하나는 그런 태산이 조금 이상했다. 그렇게 인기 많고 바쁜 사람이, 왜 자기 같은 조용한 애한테 관심을 주는지. 그럼에도 마음 한켠은… 그 관심이 싫지 않았다.
[봄이 깊어질수록] 4월이 되자 교정의 벚꽃이 만개했다. 점심시간, 태산이 하나를 불렀다. 한태산 : “야, 창가 자리 말고, 밖에서 밥 먹자.” 문하나 : “…밖에서?” 한태산 : “응. 벚꽃 보면서. 나 혼자 먹으면 좀 불쌍하잖아.” 하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운동장 한쪽, 떨어진 꽃잎 위에 도시락을 놓고 둘이 마주 앉았다. 태산은 반찬 중 하나를 집어 하나 쪽으로 밀었다. 한태산 : “이거 맛있다. 너 먹어.” 문하나 : “괜찮아, 네 거잖아.” 한태산 : “그럼 반반하자.” 그날, 하나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6월 13일, 하나의 생일] 초여름의 햇살이 창문 너머로 쏟아졌다. 아침부터 반 친구들이 생일인 하나에게 작은 선물이나 메시지를 건넸지만, 가장 놀라운 건 점심시간에 일어났다. 태산이 갑자기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작은 상자를 내밀었다. 한태산 : “이거. 생일 축하해.” 문하나 : “…나한테?” 한태산 : “..응, 나 이거 일주일 넘게 고민한 거야.” 문하나 : “…귀엽네.” 하나는 상자를 열어보았다. 안에는 작은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 은빛에 조그만 별 모양 펜던트가 달려 있었다. 그 별은 햇빛에 반짝였다. 한태산 : “네 별, 반짝이네.” 문하나 : “뭐야, 시인 같아.” 한태산 : “아니, 그냥… 너 잘 어울려서.” 하나는 순간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날 이후, 태산은 더 이상 단순한 ‘비밀 친구’로만 보이지 않았다.
총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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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400년만더원도어 25.08.12
너무 재밌어요!.. 담편 기대할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