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아솔
조회수 963일 전
윤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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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의 작은 햇살이 내 눈커플을 살살 간지러피웠다. 따스한 햇빛에 상쾌하게 눈을 뜨는 아침은 참 오랜만이었다. 기지개를 피며 일어나니 보이는 창문에서는 밖에서 비치는 빛에 반사되어 내 눈을 강타하는 금속 빛 같은 기운과 드림캐쳐가 날 반겨주었다. 방밖을 나가니 거실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옷들과 재현이형이 보였다. 옷을 대충 주워서 빨래 바구니에 던져 넣고는 냉장고 문을 열어 요거트를 꺼냈다. 힘 없는 아침, 식탁에서 반쯤 떨어져 있는 의자를 빼내어 앉았다. 숫가락으로 요거트를 퍼먹어 허기짐을 달래며 의미없는 식사를 마쳤다. 화장실에 들어가서는 샤워를 하고 나왔다. 씻고 나왔더니 느껴지는 개운함에 한껏 들뜬 상태로 옷장을 열어재꼈다. 수두룩하니 빽빽하게 채워져 있는 옷을 보며 블랙을 입을지 브라운을 입을지 한참을 고민하다 그냥 브라운으로 픽했다. 마지막으로 향수를 대충 칙칙 뿌려대고 나왔다.
마지막으로 입은 지 꽤나 됐었던 옷이라 먼지가 쌓인 건 아닌지 걱정이 조금 내 머리속을 잠식했었지만, 그 걱정도 잠시일 뿐. 오늘 옷핏 좀 잘 받는다. 먼지도 없고, 페브*즈도 따로 뿌려서 괜찮은 듯 싶었다. 편의점에 가서 츄*팝츄스를 사서 입에 넣고 쓰레기를 휴지통에 구겨넣었다. 오늘의 츄팝*스는 겉에 감싸돌아진 봉지에서 빠져나온 듯한 푸릇푸릇, 잎사귀의 초록빛이 강해져 생긴 청사과의 맛이었다. PC방에 와서 돈을 넣고는 김운학을 기다렸다. 그 동안 헤드셋을 쓰고 '부모님 관람불가'를 듣고 있을 때 즈음, 내 옆에 누군가가 나타났다. 김운학은 내 옆에 털썩 앉고는 바로 발로*트를 틀었다. 그렇게 2시간 즈음 게임을 한 후 운동도 좀 할 겸 산책을 나갔다. PC방 근처 공원에서 시간을 떼우려 걸었다. 예정에 없던 산책이라 나들이 느낌도 못 내고 도시락도, 돗자리도 뭐 하나 없었다. 적당히 걷다 사진도 찍으며 힐링 같은 시간을 보냈다.
오늘도 내가 바라보는 싱글싱글한 풀잎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있고 저 햇빛이 가리키는 온 우주의 이 곳은 한참을 빛나다 잠자리에 들 듯 홀연히 사라진다. 나는 오늘 저 풀잎처럼 열심히 살았지 않을까 싶다. 주변에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이 내 눈에 한 눈에 담긴다. 어여쁜 이세상을 만끽하며 하하호호 웃어 넘긴다. 구경하는 것도 아름다운 하루였다. 나는 운학이와 함께 집에 돌아왔다. 정말 의미있는 하루였다고 믿으며 나 자신을 칭찬한다.
총 1개의 댓글
이현서_ 3일 전
소설 자제해주세요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