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강아지명재현씨

조회수 11125.08.13

<바다를 닮은 너> _ 9화

9화. 비 오는 체험학습 아침부터 하늘이 잔뜩 흐렸다. 학교에 도착하자, 아이들은 우산 대신 비닐우의를 받아 들었다. 오늘은 시골 바닷가 마을 박물관으로 체험학습을 가는 날이었다. 하나는 버스에 올라타 창가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옆자리로 운학이 툭 앉았다. 문하나 : “여기 앉을 거야?” 김운학 : “싫으면 바꿀까?” 문하나 : “아니. 그냥… 예상 못 했어.” 그는 아무 대답 없이 이어폰 한 쪽을 건넸다. 바닷소리가 녹음된 음원이 흘러나왔다. 김운학 : “집에서 녹음한 거.” 하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창밖의 빗방울을 바라봤다. 묘하게 편안했다.

빗속의 박물관 박물관까지 가는 길은 비 때문에 젖어 있었다. 아이들은 우의를 입고 우르르 들어갔지만, 바닥에 물기가 많아 미끄러운 곳이 많았다. 하나는 전시실로 가던 중 발을 헛디뎌 앞으로 기울었다. 순간, 옆에 있던 운학이 팔을 붙잡았다. 김운학 : “조심해라.” 문하나 : “응…”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손을 놓고 앞장섰다. 하지만 하나는 그 짧은 순간을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았다. 비 오는 마을 산책 체험학습의 마지막 코스는 박물관 옆 작은 마을 골목 산책이었다. 비는 여전히 내렸고, 바다 쪽은 안개가 껴서 흐릿했다. 운학이 우산을 펴서 하나 쪽으로 기울였다. 김운학 : “네 건 어딨어?” 문하나 : “집에… 두고 왔어.” 김운학 : “하…진짜 칠칠맞네.” 그는 투덜거리면서도 끝까지 우산을 같이 써줬다.

돌아오는 버스 안 버스 안은 빗소리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하나는 창밖을 보다가, 무심코 말했다. 문하나 : “오늘은… 재밌었어.” 김운학 : “비 오는데?” 문하나 : “응. 비 와서.” 운학이 잠시 웃음을 참듯 고개를 돌렸다. 김운학 : “이상한 애네.” 문하나 : “야, 그건 네 전용 칭호 아니었어?” 그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김운학 : “나도 좋았어.” 그날 밤, 하나는 창문을 열고 비 냄새를 맡았다. 낮에 들었던 빗속 웃음이, 바닷바람보다 더 또렷하게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 ‘빗소리랑 웃음소리… 같이 기억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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