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2가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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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된 천사 (5)

5화: 기록되지 않은 입원실                -- -- -- --- -- -- - --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오후, 방찬은 하늘숲정신병원의 낡은 철문 앞에 서 있었다. 겉보기엔 평범한 병원이었지만, 내부는 그리 밝지 않았다. 출입구에서 직원에게 신분을 밝히고 병원 기록실로 안내받았다. “지성 씨의 기록을 보고 싶습니다. 가족의 일원으로서…” “지성 씨요?” 담당자는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말씀하신 분은 4년 전 입원했으나, 기록에 이상한 점이 있어요. 15번 입원실은 공식 기록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방찬은 가슴이 조여왔다. “기록에 없는 입원실이라니요?” “그곳은 특수 격리실입니다. 보호자가 없는 아동이 임시로 격리되어 있었고, 기록은 별도로 관리돼요. 접근 권한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방찬은 담당자의 눈치를 보며 간청했다. “제 동생입니다. 꼭 그 방의 기록을 보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담당자는 한참을 생각하다, 무언가를 결심한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 문서를 따라오세요.” 폐쇄된 복도를 지나, 작은 방 앞에 멈춰 섰다. ‘15번 입원실’이라는 낡은 명패가 희미하게 붙어 있었다. “이 방은 감시 카메라도, 외부 접근도 철저히 통제됩니다. 입원했던 아동은 대부분 기억 상실이나 심각한 정신 질환을 겪었죠.” 담당자가 방찬에게 주머니에서 한 뭉치 문서를 건넸다.

“이것이 이 방에 관련된 기록의 일부입니다. 그중 하나를 보세요.” 방찬은 떨리는 손으로 문서 하나를 펼쳤다. 거기엔 지성의 이름과 생년월일 대신 다른 이름이 적혀 있었다. “김승민, 2000년 9월 22일생.” 기록엔 ‘심각한 기억상실증 및 인지장애’라고 적혀 있었고, 한 달간의 입원 기간이 표시되어 있었다. “승민이라…?” 방찬이 고개를 들자, 담당자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아이가 지성 씨 대신 돌아온 아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날 밤, 방찬은 집으로 돌아와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지성은 4년 전에 사망했다는 거야. 대신 이 ‘김승민’이라는 아이가 우리 집으로 온 거라고…” 평태희는 눈물을 흘리며 속삭였다. “그렇다면… 내 아들은 어디에 있는 거야?” “그 아이라는 존재는, 지성을 ‘복제’하려 했던 누군가의 계획일 뿐이야. 그리고 지금 우리 곁에 있는 건, ‘진짜’가 아니야.” 그 말에 지성은 조용히 방에서 걸어나왔다.

“승민? 그 이름… 들어본 적 있어.” “너, 알고 있었던 거야?” 방찬이 날카롭게 물었다. “모르겠어. 하지만 내 안에 뭔가… 지성 같지 않은 무언가가 있어. 그게 나를 괴롭혀.” 그 순간, 집 안 불이 깜빡이며 정전이 되었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야?” 방찬이 소리쳤다. 침묵 속에 희미하게 들려오는 목소리. “난 여기 있어… 계속 지켜보고 있어.”

총 2개의 댓글

  • 오이143 16시간 전

    잼있당... 쌤 진짜루 소설 잘쓰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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