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강아지명재현씨

조회수 12925.08.11

<여름의 첫사랑> _ 11화

11화. 여름방학, 첫 계획 종업식 날. 학교 운동장 한쪽에서 반별 사진 촬영이 한창이었다. 이한과 하나는 같은 반이라 자연스럽게 나란히 섰지만, 친구들의 장난 섞인 시선이 쏟아졌다. “야, 둘이 색깔 맞췄네?” 태산이 툭툭 이한의 어깨를 치며 웃었다. 이한과 하나 모두 하얀 티에 연청색 청바지 차림이었다. “맞춘 거 아니거든.” 하나는 부끄럽게 웃으며 손사래를 쳤지만, 이한은 작게 중얼거렸다. “근데… 잘 맞네.” 찰칵— 사진 속, 둘은 서로를 바라보다 살짝 웃고 있었다.

사진 촬영이 끝나고, 이한이 가방을 메며 말했다. “방학 첫날 뭐 할래?” 하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가볍게 말했다. “그냥… 책 읽고, 시원한 데서 쉬고 싶어.” “그럼 우리 바다 갈래?” 이한의 제안에 하나는 눈이 커졌다. “바다? 갑자기?” “응. 바람도 쐬고, 사진도 찍고. 너 여름 바다 좋아한다 했잖아.” 하나는 잠시 망설였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대신 사람 너무 많은 데 말고, 조용한 곳.” “알았어. 내가 찾아볼게.” 이한은 휴대폰 메모장에 ‘조용한 해변’이라고 적으며 웃었다.

방학 첫날. 아침 햇살이 창문으로 들어오고, 하나는 여행 가방을 끌며 약속 장소로 향했다. 버스 정류장 앞, 이한은 시원한 색 셔츠에 모자를 눌러쓴 채 서 있었다. 그 모습에 하나는 괜히 심장이 빨라졌다. “왔네. 무겁지?” 이한이 가방을 받아 들고 버스에 올랐다. 두 시간쯤 달려 도착한 해변은 정말 사람이 거의 없었다. 하얀 모래 위로 파도가 잔잔히 부서지고, 바람에는 소금 냄새가 섞여 있었다. “와… 여기 진짜 좋다.” 하나는 모래 위에 맨발을 내딛으며 환하게 웃었다. 이한은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다가, 갑자기 카메라를 들었다. “가만히 있어봐.” 찰칵. 사진 속, 하나의 머리카락은 바람에 흩날리고, 눈은 반달처럼 휘어 있었다. “왜 찍어?” “그냥… 예뻐서.”

해가 조금씩 기울 무렵, 둘은 모래사장에 앉아 발끝으로 파도를 느끼고 있었다. 하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한아, 우리… 방학 끝나도 이렇게 자주 만나자.” “그건 당연하지.” 이한은 바다를 보다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 “그리고… 방학 끝나기 전에,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하나는 놀란 눈으로 그를 보았다. “뭔데?” 이한은 웃으며 말했다. “아직은 비밀.” 바다 위로 붉은 노을이 번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노을은, 두 사람의 여름을 조금 더 깊게 물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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