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댕

조회수 6626.02.06

[CODE-Y] Ep 17 "Revised"

이제야 진실이 드러났네. 그 말이 머릿속에서 한 번 더 울린 뒤에야 윤은 태블릿을 내려놓았다. 정리가 끝났다는 느낌이었다. 혼란이 아니라, 방향이. 갈비뼈 쪽에서 여전히 둔한 통증이 올라왔지만 이제 그 통증이 왜 존재하는지 알고 있었다. 윤: "의식이 개입하면 안 되는 실험."

그 조건이 자신을 여기 묶어 두는 족쇄라는 것도. 침대 가장자리에 손을 짚고 일어섰다. 움직임 하나하나가 모니터에 기록되고 있을 게 분명했다. 그래서 더, 일부러 천천히 움직였다. 병실을 나서자 복도 끝의 통제구역이 눈에 들어왔다. 망설임은 없었다. 이미 한 번 다녀온 길이었고, 몸은 그걸 기억하고 있었다. 패널 앞에 섰을 때 경고음은 울리지 않았다. 대신 짧은 문구가 떴다.

— SUBJECT Y-013 — ACCESS: CONDITIONAL 윤: "조건부라…" 문이 열렸다. 안쪽은 여전히 차갑고 단순했다. 관찰용 모니터, 테이블, 그리고 벽면 가득한 생체 그래프. 윤은 중앙에 서서 고개를 들어 모니터를 바라봤다. 자신의 심박, 호흡, 통증 반응. 모두 실시간으로 기록되고 있었다.

윤: "그럼 확인해볼까." 한 손을 갈비뼈 수술 부위 쪽으로 가져갔다. 그리곤 그 부위에 체중을 실어 벽을 밀어냈다. — 뚝. 분명히 느껴졌다. 이미 손상된 부위에 무리가 가해지는 감각. 숨이 순간적으로 막혔다. 하지만 소리를 내지 않았다. 모니터가 즉각 반응했다.

— PAIN RESPONSE: SPIKE — PHYSIOLOGICAL TOLERANCE: ABNORMAL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윤: "보이죠." 말과 동시에 그래프가 불규칙하게 흔들렸다. 통증 수치는 치솟는데 의식 수치는 떨어지지 않았다. 윤: "제가 아픈 걸 제가 알고 선택하는 순간,"

갈비뼈 쪽이 타들어 가듯 아팠다. 이번엔 일부러 몸을 더 틀었다. 모니터에 붉은 경고가 겹쳐 떴다. — DATA RELIABILITY DECREASING 윤: "데이터가 망가지죠." 그때 등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발소리의 정체는 승민이었다. 승민의 얼굴은 이전과 달리 긴장으로 굳어 있었다. 승민: "지금 당장 그만두세요." 윤은 천천히 몸을 돌렸다. 숨이 고르지 않았지만 눈빛은 또렷했다. 윤: "이게 왜 문제인지 이제 확실히 아시겠죠." 승민: "윤 씨는 회복 중인 환자입니다." 윤: "아니요." 윤은 고개를 저었다.

윤: "의식이 돌아온 실험체죠." 승민의 시선이 모니터와 윤을 번갈아 오갔다. 윤: "제가 생각하고, 판단하고, 통증을 선택하는 순간." 윤은 갈비뼈 쪽을 가볍게 눌렀다. 고통이 다시 밀려왔다. 윤: "당신들 실험 조건은 성립이 안 돼요." 승민: "그래서 차단이 필요한 겁니다." 윤: "차단해보세요." 윤은 한 발 앞으로 나왔다. 윤: "이미 늦었잖아요."

모니터에 새로운 문구가 떴다. — SUBJECT AWARENESS: CONFIRMED — STATUS UPDATE REQUIRED 승민의 표정이 굳었다. 윤: "보세요." 윤: "저 이제 제가 뭔지 알아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윤: "실험은, 실험을 '모르는 대상'으로만 가능하죠." 승민: "…윤 씨." 윤: "그럼 전."

분명하게 말했다. 윤: "여기서 실패예요." 잠깐의 정적. 그리고 승민이 아주 낮게 말했다. 승민: "그래서 당신을 변수로 분류한 겁니다." 윤: "변수." 승민: "통제는 안 되지만 아직 폐기할 수 없는 상태." 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윤: "딱 좋네요." 승민: "뭐가 말입니까." 윤: "제가 망가질수록. 당신들 실험도 같이 망가진다는 거." 모니터에 최종 문구가 떠올랐다. — SUBJECT Y-013 — STATUS: UNSTABLE VARIABLE 윤은 그 문구를 보며 처음으로 확신했다.

자신은 더 이상 관찰만 당하는 대상이 아니라는 걸. 윤: "이제. 제가 규칙이네요? ㅋㅋㅋㅋㅋ"

총 7개의 댓글

  • 알럽땨땨🐶ᩚ🌀 26.02.06

    역시 쌤 작은 항상 재밌습니다.. 작가하세요..진짜로..다음편 기대할께요용!🔥❤️

  • ✨️김승민개잘생김✨️ 26.02.06

    쌤.. 진짜 대단하세요... 어떻게 매 화가 다 이렇게 재밌죠

  • STAY스키즈사랑해 26.02.07

    와..진짜 저도 소설 쓰는 사람으로써 진짜 존경하는분중 하나인데 역시 기대한 정도로 잘적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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