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강아지명재현씨
조회수 1282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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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비밀 준비 방학 2주 차. 하나는 책상에 앉아 학원 숙제를 펼쳤지만, 집중이 안 됐다. 머릿속엔 자꾸 바닷가에서 이한이 했던 말이 맴돌았다. — “방학 끝나기 전에,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그게 뭘까. 고백? 아니면… 또 다른 여행? 생각할수록 궁금해졌다. 📩 [하나] “이번 주에 시간 돼?” 📩 [이한] “안 돼. 이번 주는 좀 바쁠 거 같아.” 단답형 답장. 하나는 괜히 섭섭해졌다. 바쁘다니… 대체 뭐 하길래?
한편, 이한은 태산과 번화가 골목을 걸으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야, 진짜 이거 괜찮을까?” 태산이 가방을 들어 올렸다. “당연하지. 네가 직접 만든 거보다 이게 훨씬 깔끔하잖아. 근데 이걸 왜 이렇게 몰래 하냐? 그냥 바로 주지.” “아니, 그냥… 좀 특별하게 하고 싶어서.” 이한은 웃으며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안쪽에서는 꽃집 사장이 리본을 매고 있었고, 옆에는 작은 상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 “여기 주문하신 대로 준비해뒀어요.” 사장이 건넨 건, 파스텔빛 포장지로 감싼 소품 상자와, 하얀 수국 한 송이였다. 태산이 킥킥 웃었다. “야, 이거 딱 고백템인데?” 이한은 대꾸하지 않고, 상자를 가방에 조심스럽게 넣었다.
며칠 뒤, 하나는 우연히 태산을 카페에서 마주쳤다. “어? 하나야?” 태산은 어쩐지 당황한 얼굴이었다. “오랜만이네. 요즘 이한이 바쁘다고 하던데… 혹시 너 알아?” 하나가 슬쩍 물었다. 태산은 잠시 망설이다가, 머리를 긁적였다. “음… 원래 이런 거 비밀로 해야 되는데…” “뭔데?” “아냐, 아무것도 아냐. 그냥 좀… 준비하는 게 있더라.” 태산이 얼버무렸지만, 하나는 그 말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준비하는 거? 나랑 관련 있는 건가?
그리고 드디어, 약속 당일. 이한이 보낸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 [이한] “오늘 저녁 6시, 학교 옆 작은 놀이터로 와.” 하나는 괜히 설레서, 옷도 신경 써 입고, 머리도 단정히 묶었다. 놀이터에 도착했을 때, 해는 서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그네 앞에 서 있던 이한이 그녀를 보며 웃었다. “왔네.” 그 순간, 그는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하얀 수국 한 송이와, 작은 상자. “이거… 너 주려고 준비했어.” 하나는 놀란 채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은은하게 반짝이는 팔찌가 들어 있었다. 작고 심플한 은 체인에, 바다를 닮은 푸른색 원석이 달려 있었다. “그날 바다에서 말한 거… 이거야.” 이한이 말했다. “너랑 같이한 여름,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그리고… 앞으로도 네 옆에 있고 싶어서.” 하나는 아무 말도 못하다가, 조용히 팔찌를 찼다. 그리고 천천히, 그의 손을 잡았다. “고마워. 나도… 앞으로 계속 이렇게.”
그 순간, 놀이터에 불이 켜지고, 여름밤 바람이 부드럽게 스쳤다. 그리고 두 사람의 그림자는, 나란히 길게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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