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왜또칭얼거려_쉼
조회수 8425.01.03
자기야왜또칭얼거려_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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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왜또'입니당:) 오늘은 조금 일찍 올려보아요🫶🏻
오늘도 평소처럼 태희가 내 옆에 있었다. 그런데 학교가 아니었다. 처음보는 으슥한 골목이었다. - 안녕! 또 보네. 자연스럽게 인사를 건네보았다. 어제 있었던 일을 기억 못하는지, 태희는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 웅 안뇽! 오늘은 여기서 숨바꼭질 하자! 10초 셀 테니까 숨어! 10... 9.... 갑자기 숨바꼭질이라니 당황스럽지만 일단 급하게 상자더미 뒤에 숨었다. 내가 이래봬도 많이 납작하거든! - 1... 0.... 땡! 다 숨었지? 찾는다! 태희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면 왠지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태희는 나에게 이런 존재가 아니었는데...
- 야아~ 승민아... 어딨어? 걸리기만 해봐~ 나도 모르게 입을 틀어막고 숨을 참았다. - 이번엔 네가 내 악몽에 들어올 차례야. 순간 소름이 쫙 끼쳤다. 태희도 이게 꿈이라는 사실을 알고있는건가? 이제까지 너와의 그 추억들이 전부 악몽이었다고? 난 네가 내 어둠 속 유일한 빛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두려움이 몰려왔다. 이 악몽의 끝은 어디일까. 내가 과연 악몽속에서마저 널 사랑할 수 있을까. 살아야만 한다는 압박감이 솟구쳤다. - 으음~ 어딨을까 우리 승민이..? 최대한 숨을 참아봤지만 이제 한계야. - 하아.... - 어? 우리 승민이 여기있네~? 태희가 무서운 속도로 나에게 달려온다. 제발, 제발 이 악몽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길.
"으ㅡ아아각ㄱ!!!!!" "아침부터 왜그려. 얼렁얼렁 밥먹구 준비혀!" 다행이다.. 깨어났어... "엄마 나 밥 안먹어! 오늘은 그냥 일찍 갈게!!" 현관문을 박차고 나와 빠르게 정류장 앞까지 달려갔다. 오늘은 제대로 탑승했다. 학교에 도착해 가장먼저 달려간 곳은 도서관이었다. 이곳에 전교생의 이름이 적힌 책이 있다고 용복이가 말해주었었다. 여기서라면 태희를 찾을 수 있겠지. 『2025 땨땨고등학교 학생 명단』 "오, 찾았다." 그런데 바로 옆에 눈에 띄는 제목의 책이 하나 있다. 『2008 0922 前순애고등학교 화재 희생자 명단』 "어...?" 에이 설마. 2008년면 내가 태어났을 때란 말이야. 여기에 태희 이름이 있다면 태희는... 〈서태희〉 ".... 있네?" 그럼 난 지금까지 뭘 한거지. 난 너를 만나서 무슨 말을 전하고싶었던걸까. 너를 좋아한다고? 오랫동안 보고싶다고? 너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걸 알게된 지금,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댕- 댕- 종쳤다. 교실 가야지. 교실 문 앞에서 용복이가 나를 보자마자 달려왔다. "으에엥ㅠ 깅승밍 어디갓엇써..ㅠㅠ" "ㅎㅎ 미안. 벌써 조회 다 끝났나? 1교시 체육이지? 운동장 가자." - 어디 가? .....? - 어디 가냐고. 나랑 같이 놀아야지. 뒤를 돌아보았다. 그 아이가 맞다. 하지만 지금은 꿈을 꾸고있지 않잖아. - 네 인생이 꿈이라면? 그럴 리 없어. - 모든 일에 항상 예외는 존재해. 그게 사소한 것이든, 중대한 것이든. 전부 다 꿈이라고?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날들이? - 그렇다니까. 못 믿겠어? .... 어.
"김스응미인~ 빨리 가자아" 용복이 눈에는 이 아이가 보이지 않는건가. - 나랑 같이 가자. 태희가 내게 손을 내밀고, 나는 한참을 망설였다.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이 순간이 너무 선명해서 나 자신조차도 믿을 수 없었다. "정말 네가 태희 맞아?" 내 질문에 태희는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 그럼 누구겠어? 내가 아닌 것처럼 보여? 여유로운 행동과 말투. 내가 아는 태희가 맞다. "김승민! 빨리 안 가면 쌤한테 혼난다니까!" 태희는 조용히 미소 지으며 중얼거렸다. - 이제 선택해야 할 시간이야. 선택...? - 여기 남을지, 아니면 나와 함께 떠날지. 지금 이 순간이 영원히 너를 바꿔 놓을 거라는 걸 명심해. 나는 손을 뻗었다가 멈추고 다시 태희를 바라봤다. "만약 내가 너와 함께한다면... 너도 행복할 수 있어?"
그 순간, 태희의 표정이 처음으로 흔들렸다. - 그건 네가 만들어가는 거야. 이제 어서 선택해. 고민 끝에 나는 태희의 손을 잡았다. - ...? 왠일이야? "악몽은 너를 사랑한 죄로 받은 벌이라고 생각할게." "웅..? 갑자기 그게 무슨소리..." 이제 모두 안녕이야. "승민아..? 승민아!! 어딨어? 김승민!!!" 잠시나마 고마웠어, 모두. - ... 나랑 영원한 시간을 보내게 된 소감이 어때? - 좋은것 같아... 그럼 이 순간부터는 꿈이 아닌거야? - 뭐, 그런 셈이지. 지금부터는 현실이라고 생각하자. - 고마워 정말로. 역시 악몽은 사랑을 삼키지 못해. 그렇게나의 첫 순애(純愛)는, 순애(殉愛)로 끝이 났다. 순애¹(殉愛) : 따라 죽을 순, 사랑 애. 사랑을 위하여 모든 것을 바침. 순애²(純愛) : 순수할 순, 사랑 애. 순수하고 깨끗한 사랑.
저의 첫 작품 '순애(?愛)'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생각보다 오래걸려서 당황스럽긴 했지만..ㅋㅋㅋ 월요일에는 글이 아닌 다른 갤러리로 찾아뵐게요! 그동안 읽어주신 모든 쌤들께 감사드립니다아🩷
총 4개의 댓글
찍스𖤐 25.01.03
으아 엔딩이라니.. 쌤 다음에도 이런거 써줘요,,🥲 너무 재미있어요ㅎ
아기빵궁뎅이 25.02.26
쌤 쉬는거 알고있지만..엄청난 작품이에요..이런곤 첨이네욬ㅋ꼭 블립 돌아와서 제 댓 읽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