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_MANIAC
조회수 8425.05.18
EX_MANI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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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호주. 워낙 햇빛이 강한 곳. 이 햇빛을 받은 난 얼굴에 주근깨가 가득하다. 따스한 햇빛 아래서 낫잠을 즐기는건 내 삶의 낙이다. 그러나 너무 즐겼는지 온 얼굴이 주근깨로 덮여 콤플렉스까지 생겨버렸다. "벅벅," 화장실에서 양 볼이 빨개질 만큼 문지르고, 긁었다. 난 이 주근깨가 너무 싫다. 피부가 멋지게 그을리는 것도 아니고 못생긴 점들만 얼굴에 박히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피부는 하얀데 주근깨로 가득찬 얼굴을 거울로 마주칠 때면 자동으로 손이 올라가 어느새 벅벅 긁고 있다. '이렇게 빨개진 상태로 학교를 어떻게 가..' 오늘도 고개를 푹 숙이고 있겠구나, 싶었다. ***
나의 반 앞. 개학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난 꽤 나대는 아이로 찍혀있는 것 같았다. 내가 뭘 했다고. 밝게 다가가 인사를 건내도 왜 저러냐는 눈빛으로 욕을 먹고 자리에 앉아 민망함을 느끼는 순간이면 책상에 머리를 박아 쓰러져 버릴까, 생각하지만 바보 같이 또 말을 건내는 나였다. 인사, 민망함의 반복. 책상 모서리가 눈에 들어온다. 확 찍어버려? 아니야, 진정하자 필릭스.
"..." 책상에서 눈을 땠을 때 대각선 뒤 자리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살짝 눈을 굴려 확인해보니 올해 처음 같은 반이 된 애가 내 주근깨를.. 쳐다보고 있는 듯 했다. '아.' 빨개졌던 볼이 더 빨개지며 습관적으로 난 눈 밑을 벅벅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 시선이 아직 날 떠나지 않았고 점점 찌푸려지는 것을 느끼지 않은 건 아니다. 잘 느끼고 있었기에 더 신경쓰이고 주근깨가 원망스러웠다. 그렇게 그 시선 때문에 난 첫 교시부터 볼이 쓸려 잔뜩 빨개진 상태로 고개를 숙인채 있어야했다. 하지만 난 그를 원망하지 않았다. 내가 이런 행동을 보이는 이유는 주근깨로부터 였기 때문에 이 못난 점들을 원망했다. 제발 좀 사라지라고. 이제 따가운 시선이 주근깨에 꽂히는 느낌은 없지만, ".. 야, 너 볼 빨개." 아 계속 나 보고 있었구나. 순식간에 볼이 더 빨개지며 그 아이가 건내는 연고를 받아들었다. "고, 고마워.." 그의 눈을 쳐다보았다.
라떼 같은 갈색 머리에, 빛이 비치면 연해지는 검은 눈동자.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던 얼굴인데 이상하게도 기억이 전혀 없었다. "얼굴에 상처 많이 났어." 그 한마디만 대충 내뱉더니 주머니에 손을 넣고 반을 나가는 그 애였고 난 반 뒤쪽에 있는 거울로 향했다. "좀 심하네.." 또 고개를 숙였다. 언제부터 내가 이리 외모에 신경 쓰게 됬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었고 예쁨 받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나에게 주근깨는 큰 걸림돌이 된다. 못마땅한 주근깨 위로 연고를 바르며 언젠가 이것들을 없애겠다고 다짐했다.
다음 교시가 시작되었다. 분명 연고를 바르고 돌려줬는데도 내 뒤 그는 신경 쓰이는게 있는지 계속 나를 보는데, 시선이 꽤 따가워 절로 몸이 움츠려진다. 수업에는 집중을 안하는지 턱을 괴고 날 뚫어져라 쳐다보는걸 눈을 굴려 확인했다. '..!' 그와 눈이 마주쳐버렸다. 그가 자세를 고쳐 앉았다. 괴던 손도 내리고 공허해진 눈은 칠판을 향했다. 보지 말라는 의도로 뒤 돌아본건 아닌데 괜히 미안해진다. 이럴 때면 책상은 날 엄청난 힘으로 유혹한다. 내 표면에 너의 이마를 찍어버리렴, 하고. 괜찮아, 아직까지는. 저 이름 모를 아이의 눈과 마주쳤을 때 저 애는 뻔뻔하게 모른척 했지만 난 뭔가 느꼈다. 내 심장소리를. 조용해서 크게 들렸다기엔 발표시간이라 조용하지 않았다. 그럴리 없지만, 내 심장이 그 순간 평소보다 더 크게 뛰었다는 것 밖에 설명이 안된다. 아니야, 그만해 릭스. 마인트 컨트롤, 그딴 거 통하지 않는다.
수업내용도 머리에 안 들어오고 그가 눈 앞에 아른거린다. 솔직히 저렇게 잘생긴 사람은 처음이라. *** 이리 망신당해봤으면 시도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 나지만 언제나 먼저 다가가는건 나였다. "그, 아까 연고.. 고마웠어." 고맙다는 말만 전하면 되는 상황인데 쓸데없이 바나나 우유까지 준비한 내가 또 미웠다. 오늘 급식은 맛도 없어서 대충 먹고 매점에서 크림빵도 살겸 그 애가 연고를 준게 기억나서 준비한 바나나 우유였는데. 안 받으면 어쩌지, 날 무시하면 어쩌지. 부정적인 생각들이 아픈 생각을 파고들고 또 파고든다. 그러면서도 난 그의 자리 앞에 서있다. 그 라떼 머리는 엎드려 자는건지 책상에 두 팔을 포개 그 위에 얼굴을 옆으로 대고 눈을 감고 있었다. '자고 있어서 못 들었나..?' 바나나 우유만 놓고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자리를 떴다.
응 피피피ㅣ피피ㅣ픽션이에요😋 더 잇는데 줄여버렷어 그냥😙😙😙 황필은 사랑입니다❤️🔥❤️🔥
총 5개의 댓글
STAY스키즈사랑해 25.05.18
쌤 이거 장편으로 해주세요 넘 재밌어요❤️❤️
hankids 25.05.19
재밌어용!!
현지니를사랑하는어느한숙테히 25.05.21
어떻게 제 취향을 아시고..
선우09_seon 25.05.22
우아.. 소설 하나 쓰셔도 되겠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