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이☘️

조회수 232025.10.09

네가 떠난 후 [1]

"뭐해, 이리와" 저 멀리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럴리가 없는데 그 목소리는 몇 달 전 교통사고로 떠난 배진솔의 목소리였다. 떨리는 마음을 잡고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시선이 닿는 곳엔 너무나 그리웠던 존재가 떠난 날과 똑같은 모습으로 나를 반기고 있었다. "설윤아" 내 이름. 그걸 너의 목소리로 또 듣게 될 줄은 몰랐는데. 귀에 익은 목소리가 진솔과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너 울어 ...?" 진솔이 나를 보고 당황했다는 듯이 말했다. "그냥 보고싶었어서. 나만 놔두고 어디 갔었던 거야." "미안" "앞으론 나 혼자 두고가지마" 손을 놓으면 진솔이 사라질 것만 같았다. 그래서 진솔을 잃지 않으려 더욱 끌어안았다. 진솔은 우는 나를 언제나처럼 다독여줬다.

진솔이 떠나기 며칠전. 우리는 도서관에서 숙제를 했다. 그리고 먼저 숙제를 마친 진솔은 심심했는지 장난을 치다가 내 어깨에 기대어 잠을 잤다. 그런 진솔을 안고 슬픈 꿈을 꾸었다. 꿈에서 비가 억세게 오는날에 진솔은 빨간 우산을 쓴 체 쓸쓸히 걸어가고있었다. 그 꿈을 꾸고 불길한 예감에 눈을 떴지만 옆에선 진솔이 잠들어 있었다. 곤히 잠들어있는 진솔이 언제까지 내 옆에 있어줄진 몰랐다. 그럼에도 옆에 있다는 것에 바보같이 안심했다. 오래지 않아 나는 그 꿈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고 기억 속에 잊혀져 갔다.

비가 유독 많이 오던 날, 우리는 맛있는 것도 먹고, 노래도 부르고, 카페에서 실컷 수다를 떨다 헤어졌다. 그때 널 보내지 말았어야 했었다. 그 순간 폭발음과 비슷한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진 않았지만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우리의 인사는 마지막이였다는 걸. 뒤를 보고 싶지 않았다. 내 예상이 맞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지 않았다. 심장박동이 더 크게 들렸다. 숨을 죽이고 천천히 뒤를 돌아보자 진솔은 도로 위에 누워있었다.

블루 발렌타인 죽어가는 사랑 또는 죽은 사랑, 끝날지 몰랐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끝나게 된 사랑.

총 5개의 댓글

  • 초코NSWER쿠키-𝐍𝐒𝐖𝐄𝐑 25.10.09

    ❤️...

  • 쮸!뀨!크로스 25.10.09

    와아..믹쳤따..👍👍

  • 엔프🐬||아기🍄|| 25.10.14

    와 진짜 잘보고 갑니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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