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댕

조회수 7225.12.30

[CODE-Y] Ep 09 "통증"

여태까지 잊고 있었던 것이 있다. 이상한 병원 이상한 의사들 또, 나에게만 들리는 이상한 목소리. 온갖 이상한 것들에 신경 쓰느라 교통사고가 크게 났음에도 다친부위의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동안 이상할 정도로 아프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다. 사고 직후치고는 숨이 막히는 느낌도 둔했고 몸이 찢어지는 고통도 없었다. 그게 이상하다고 생각할 틈조차 없었다. 지금에서야 알았다. 통증이 없던 게 아니라, 느껴지지 않았던 거라는 걸. 갑자기 심하게 몰려오는 통증, 잘 쉬어지지 않는 숨에 급히 비상벨을 눌렀다. 갈비뼈 안쪽이 찢어지는 것처럼 조여 왔고, 복부와 쇄골 아래까지 통증이 번졌다.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막혔다. 잠시후 방찬이 가장 먼저 들어왔다.

찬: 윤 씨!!! 방찬은 침대 옆으로 다가오자마자 윤의 상태를 살폈다. 호흡, 얼굴색, 모니터 수치. 윤은 대답하려 했지만, 숨이 걸려 말이 나오지 않았다. 찬: "말하지 마요. 숨만 천천히 쉬어요." 그는 윤의 흉부 쪽 옷을 조심스럽게 걷었다. 갈비뼈 아래쪽을 살짝 눌렀을 때, 윤의 몸이 반사적으로 움찔했다. 찬: "여기... 많이 아파요?" 윤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조차 버거워 눈만 깜빡였다. 방찬은 바로 손을 뗐다. 그리고 인터폰을 집어 들었다. 찬: "흉부외과 콜 해주세요. 지금 바로요." 잠시 뒤, 병실 문이 다시 열렸다. 긴 머리를 단정히 묶은 남자가 들어왔다.

황현진 / Thoracic Surgery 현진은 상황 설명을 듣는 동안, 이미 윤의 흉부를 눈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현진: "호흡 시 통증 심하고, 압통 뚜렷하네요." 그는 장갑을 끼고 윤의 갈비뼈 라인을 따라 아주 천천히 촉진했다. 윤은 이를 악물었지만, 숨이 흐트러졌다.

현진: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움직일 때 통증 더 심해지죠?" 윤은 대답하지 못하고 손끝만 떨었다. 현진은 방찬을 바라봤다. 현진: "단순 골절이 아니에요. 전위된 다발성 늑골 골절 가능성 있어요." 찬: "그래서 호흡이 이렇게 불안정한 거군요." 현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현진: "문제는.. 이 상태로 두면 폐 손상 위험이 커요. 기흉이나 혈흉으로 갈 수도 있고." 윤의 숨이 순간 더 가빠졌다. 찬: "지금 수술 들어가야 해요?" 현진: "네. 늑골 고정술 필요해요. 금속 플레이트로 갈비뼈를 잡아줘야 해요." 잠깐의 침묵.

찬: "마취는요?" 현진은 윤을 한 번 더 봤다. 그리고 낮게 말했다. 현진: "전신마취는 안돼요." "전신마취를 하면 호흡 억제가 커져요. 지금 상태로는 위험해요.” 윤의 시야가 잠깐 흔들렸다. 찬: "그럼..." 현진: "국소 마취랑 진통제 조절로 가야 해요. 솔직히 말 하면, 많이 아플 겁니다."

방찬은 윤의 손을 살짝 잡았다. 찬: "윤 씨. 듣고 있어요? 힘들겠지만... 지금 이 수술 안 하면 더 위험해요." 윤은 아주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현진: "CT 보니까 갈비뼈 말고도 문제가 있네요. 쇄골 쪽 미세 골절, 그리고 복부 타박으로 내부 출혈 소량." 찬: "그 두 군데도 수술 같이 들어가야겠네요." 현진: "네. 큰 수술은 아니지만.. 아프긴 할 거예요." 현진은 준비하라는 듯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현진: "수술실 잡아주세요. 지금 바로요." 찬: "..제가 같이 들어가겠습니다." 수술 준비가 완료되고, 윤도 수술실로 옮겨졌다.

윤의 흉부에 소독약이 발라졌고, 차가운 감각이 퍼졌다. 마취주사가 갈비뼈 주변으로 여러 차례 들어갔다. 피부 감각은 둔해졌지만, 뼈 안쪽에서 올라오는 통증은 막히지 않았다. 현진: "우측 6, 7, 8번 늑골 다발성 골절. 복부 내부 출혈. 쇄골 타박상. 수술 시작하겠습니다."

현진: "윤 씨 지금부터 많이 아플거에요." 그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메스를 대는 순간, 윤의 손이 시트 위에서 움켜쥐어졌다. 갈비뼈를 고정하기 위해 피부와 근육을 벌리고, 금속 플레이트를 대는 과정이었다. 갈비뼈가 노출되자, 현진이 손을 멈췄다.

현진: "이거... 생각보다 심하네요." 전위된 늑골이 확실히 안쪽으로 말려 있었다. 그 끝이 폐 표면을 눌러 미세 출혈을 만들고 있었다. 그는 금속 플레이트를 가져왔다. 현진: "고정 들어갈게요." 드릴이 돌아가는 소리가 수술실에 울렸다. 진동이 그대로 뼈를 타고 윤의 몸 안으로 전달됐다. 현진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고정을 마쳤다. 현진: "이제 쇄골이랑 복부 들어가겠습니다."

찬: "거긴 간단하니까 제가 하겠습니다." 간단한 수술이라고 하기엔, 통증은 전혀 간단하지 않았다. 절개, 봉합, 배액관 삽입. 윤은 중간중간 숨이 끊어질 듯 흔들렸다. 찬: "끝났어요. 이정도면... 진짜 잘 버텼어요." 윤은 그 말조차 제대로 듣들지 못했다. 몸은 축 늘어졌고, 숨은 짧게 끊어졌다. 침대 위의 윤은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다.

수술실을 나서며 방찬이 현진에게 낮게 말했다. 찬: "이 통증을... 그동안 못 느끼고 있었다는 게 이상하네요." 현진: "그래서 사고 직후 반응이 이상했던 거군요." "신경 쪽 문제일 수도 있고." 방찬은 대답하지 않았다.

현진: "늑골은 수술 한번 더 들어가야 할 수도 있어요. 부종 가라앉는 거 봐주시고 매일 드레싱 해주시고요. 드레싱 해주면서 수술 부위에 진통제 놔주세요. 통증 조절이랑 염증관리 해주시고, 체위 변경은 의료진 있을 때만 해주세요." ㆍ ㆍ ㆍ

총 4개의 댓글

  • HHW 26.01.02

    쌤 혹시 장래가 의학쪽이신지요..너무 디테일하고 몰입돼서 제 갈비뼈가 다 아플 지경입니다....이걸 왜 이제야봤는지..안되겠습니다 1편부터 보고 오겠습니다(^-^)

  • ✨️김승민개잘생김✨️ 25.12.30

    드라마같애요..! 쌤 진짜 너무너무 멋있으시다(゜ロ゜) 제가 사랑 좀 하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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