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캣호
조회수 10825.03.01
박캣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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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을 느끼고 있을 때 쯤 카페에 누군가가 들어왔다. 박성호 선배. 아, 한동민도 잘 안다. 문하나랑 친하니까. 오자마자 웃고있는 둘을 보고선 급한일이 생겼다며 갔다. 갔다는 표현보다 도망쳤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딱 저기 보이는 표정으로 한 입 먹은 아이스티 두고 나갔다.
창으로 본 둘의 모습이 퍽 좋아 보이기에 한동민은 생각했다. 아, 몰라… 좀 떨어져서 지내면 마음도 접히겠지, 응. 기분 전환으로 염색도 했다. 정작 너는 다음 날 알아봤지만. 약속도 굳이 안 뺐다.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보고 그러는거지. 재밌는 건지 귀찮은 건지 헷갈릴 때 쯤 너랑 잠시 마주쳤다. 너는 그냥 네가 약속 안빼길래 놀랐어. 한마디 하고 덧붙였다. 아 맞다. 성호 선배 알지? 드디어 사귄다. 너도 예상했지?
상상이야 했었지, 그게 현실이 될 줄은 정말 몰랐었다. 아니, 내가 진짜 몰랐었나? ..그냥 외면한 걸지도 모른다. 아, 입은 열심히 축하중이긴 한데 내 표정이 어떻지? 외면하지 말고 표정관리 연습이라도 해뒀어야 했던건가? 일단 어영부영 잘됐다, 입에 발린 말 하고 반대쪽으로 튀었다. 내가 친구가 문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응, 그렇지. 휴대폰 전화번호부를 뒤적거리다 알았다. ..문하나만 있나?
갈곳도 없는데 일단 작업실이나 갈까. 결국 또 작업실.. 작업실에 도착해서 그나마 친한 "상혁이형"에게 전화를 건다. 오늘은 진짜 혼자 밥먹을 기분이 아닌데, 전화 좀 받아라. 신호음이 끝날 때 쯤 전화를 받는 이상혁. 형, 배고파요. 한동민이 배고프다 하는 거 처음 보는 이상혁 놀라서 되물음. 배고프다고? 네. 작업실? 네. 30분 기다려. 하고 끝나는 전화. 그 사이 편의점 들려서 맥주 사는 술찌. 이상혁 도착하고 음식 보니까 짠건가? 딱 술안주 같음. 형, 저 술마실건데 형은요? 같이 먹을거죠? 마지 못해 응함.
그렇게 술 잘 못 먹는 둘이서 마시고 기분 좋아진 한동민. 이상혁도 얘기 들어주다가 이만하면 됐는지 집에 먼저 감. 한동민 작업실에 만취한채로 혼자 남아서 대충 정리하고, 술때문이지.. 노래 좀 듣다가 갑자기 작곡 프로그램 킨다. 그러고선 예전에 만들어둔 멜로디&비트 중 제일 괜찮은 거 택. 혼자서 분위기 타고 거기에 작사해서 번개로 만드는 한동민. 그때가 한 새벽 세시 쯤, 사클에 "!"로 노래 올리는 흑역사 제작. 그걸로 만족 못하고 이상혁한테까지 그 노래 공유하는 한동민.. 이상혁한테 답장 한마디 옴. "일어나서 바로 지워라."
총 4개의 댓글
니무 25.03.01
으아 이제 드디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