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이사랑해
12월 24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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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방 안에
빠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에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
나는 한 마리의 어린 짐생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
열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 있었다
그날 밤이 어쩌면 성탄제(聖誕祭)의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새 나도
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
옛것이라곤 찾아볼 길 없는
성탄제 가까운 도시에는
이제 반가운 그 옛날의 것이 내리는데,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눈 속에 따 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血液)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김종길-성탄제
*내일 크리스마스여서 성탄제 시를 준비했습니다! 여려분! 내일 즐거운 성탄절 보내세요!
Merry christ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