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씨
3월 21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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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비밀번호는 제목(소문자)+23)
𝖲𝖤𝖤𝖴𝖭 ❥- 𝟏𝟖
ㄴ 유니고 2학년 5반
ㄴ INFP, 수줍음이 많고 낯을 많이 가리는 편
나에겐 둘도 없는
소중한 정원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그 아이는 나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었고
그것도 모자라 자신에게
남아있는 것이 없더라도
없는 것을 쪼개어 나누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원이는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다시는 볼 수도, 연락을 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몇 달 뒤, 나에겐 친구가
한 명 더 생겼다.
그 아이의 이름은 정예지.
정원이만큼은 아니지만 예지도 날
좋은 마음으로 대하는 게 느껴졌다.
그 아이도 정말 착했고,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다.
" 잠깐만 학생, 비켜..! "
" 끼익- 쾅 "
사고는 순삭 간에 일어났고
그로 인한 고통과 충격으로 인해
학교를 일주일 동안 나가지 않았다.
물론 핸드폰도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시험공부를 아주 잠깐, 했던 것 빼곤
거의 누워서 환자처럼 생활했다.
나의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일일 정도니까.
예지는 일주일 내내 나에게 몇 통의 전화와,
수십 개의 문자를 보냈다.
당연히 폐인처럼 지냈던 나는
연락을 받지 못했고,
예지는 내가 관계를
끊어버린 것이라 오해했다.
" 얘들아 세은이 교통사고 나서
학교 못 온다는데? "
" 헐, 설마 며칠 전에 사고
났다는 게 세은이인가..? "
" 연락해 봐야 되는 거 아냐? 어떡해.. "
" 나도 해봤지, 안 읽다가
어제 겨우 연락했어. 반장이니까 담임이
나보고 연락해 보라 하는 거야.
그래서 다행히 세은이 이모 연락처 있어서 했다."
" 헐 담임 인성. "
' 내가 아니라.. 반장한테 연락했다고?
내가 가장 소중한 친구인데...
내 연락은 읽지도 않고... '
" 세은이 복귀했다-! "
" 헐 세은이 왜 이렇게 살 빠졌어. "
" 괜찮아? 보고 싶었잖아-! "
" 괜찮아, 고마워 "
몰려드는 아이들 때문에 예지를 보지 못했다.
이건 인생 최대 실수였다.
"... 세은아. "
예지다.
머릿속에 온갖 생각이 드는 한마디였다.
" 나 좀 볼 수 있을까.. "
" 아, 응.. "
" 왜 내 연락 안 봤어..? "
" 아, 그게 인터넷을 아예 끊고 살아ㅅ, "
" 근데 왜 반장 전화는 받아?
내가 너 때문에 애가 얼마나 탔는지 알아?
걱정돼서 죽을 뻔했는데, 넌 돌아와서 날
쳐다보지도 않은 거 아냐고. "
" 아.. 그건 진짜 미안해. 정신이 없어서.
그리고 반장 전화는, 엄마 통해서 받은 거야.. "
" 그럼 뭐 내가 너네 어머니 통해서
전화하면 다 받게?
우리가 그냥 친구 사이도 아니고. "
그럼 뭔데?
우리는 특별한 사이니까, 아파도
네 전환 꼭 받아야 되고
정신이 없어도 너는 꼭 챙겨야 돼?
왜 그렇게 이기적이야 너.
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넌 이미 가버리고 없었다.
조금 시간이 지난 지금.
난 너에게 용서를 구하고 화해하기 위해
편지를 쓰려고 한다.
지는 게 이기는 거다라는 말이 있듯이
사실 조금 자존심 상하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난 너와 화해하고 싶다.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어쩌면 조금은 아이처럼 굴어도 되지 않을까?
조금은 철 없이 행동해도 되지 않을까?
싶을 때가 있다.
철 없이 행동하고 싶다기보단,
우린 아직 철이 들지 못한 것 같다.
내 삶에서 가장 필요한 건 관계이고,
또 가장 아프게 하는 것도 관계이다.
이런 관계를 쥐락펴락하듯
살아가는 걸 보니 말이다.
그렇게 난 펜을 들어 편지를 시작했다.
To. 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