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지
9월 14일(일)
오빠 안녕
오늘 하룬 어땠을려나
이젠 진짜 그 시간이 왔다 그치?
이럴때만 시간이 참 빨라 안 그래?
아직도 오빠의 얼굴이 생생하고
보고싶어서 미치겠는데
당분간 못 본다니 정말 슬프고
의문이 들어 내가 버틸 수 있겠지?라는 의문이 들어
당연히 지금 많이 복잡한 감정일 거야 오빠도 나도
사실 군대 간다는 건 머리로는 당연하다 생각해도,마음으로는 공허하고 불안하고,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드는 게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야.
버티는 건 오빠랑 내가 꼭 완벽하게 씩씩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야. 울고 싶을 때 울어도 되고, 허전할 때 “나 허전하다”라고 인정하는 것도 버티는 거야.
버틴다는 건 “힘들지 않다”가 아니라, “힘들어도 내가 살아낸다”는 뜻이야.
어제 콘서트에서 오빠의 빈자리를 직접 느꼈어
처음엔 그래도 괜찮겠지 했는데
더 크게 와닿았어. 머리로는 “금방 돌아오겠지”라고 생각하면서도, 눈앞에서 빠져 있는 자리를 본 순간 “이게 진짜구나” 하는 공허함이 확 들어왔어.
그건 내가 오빠를 얼마나 깊이 사랑하고, 오빠의 존재가 나한테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였던것 같아. 빈자리를 느낀 게 슬픈 일이면서도, 동시에 그만큼 특별한 시간을 함께해왔다는 뜻이기도 해.
앞으로도 무대에서 한동안 그 빈자리는 분명 느껴질 거야. 근데 그 자리를 “텅 비었다”라고만 보지 말고, “오빠가 다시 돌아와서 채울 자리”라고 생각해보는 것도 방법이더라. 그 자리를 기다리며 나중에 오빠가 돌아왔을 때 훨씬 더 벅찬 순간이 될 것 같아.
내가 엄청 여러번 말했는데
오빠가 내 별이자 우주고 생명의 은인이라고
진짜 오빠는 항상 나에게 모든 것을 꿈꿀수 있는
힘을 주고 내가 설명할 수 없는 큰 우주를 줬어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정말 이젠 난 더 이상 못 버텨
이제 그만 다 정리해버릴까 했을때
오빠의 노래와 가사가 날 지금의 나로 있을 수 있도록 해줬고 앞으로도 그럴거야
그만큼 오빠의 노래는 수많은 사람들의 꿈이 되어주고 살아가게 해줬거든.
아직도 난 그날을 못 잊어
포옹이랑 어떤미래 바람개비 하품을 듣고 살아갈 결심을 한 날. 그만큼 오빠는 수많은 사람들을 도와줘
오빠가 모르는 일이어도.
그리고 오빠 호우팬콘에서
오빠가 울컥한 모습을 봤어
눈에 별이 있는 근데 오빠
오빠가 아무리 웃으면서 군대 얘기를 많이 꺼내도
캐럿들은 오빠가 제일 속상했을 거라는 걸 정말 잘 알아 그래도 우리 캐럿들을 위해 계속 웃게
만들어주고 너무 고마워.
오늘 진짜 간단히 오후에 한 번 적었는데
밤에 또 자기 전에 찾아올게
가을바람을 타고 안녕
봄바람을 타고 안녕이라고 외칠 그날까지
우리의 여정은 끝나지 않을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