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준업고튀어라_쉼
8월 8일(금)
# 낡은 녹음기 속 너의 목소리
왜 그렇게 떠났거야?
그날은 우리 10주년이었잖아.
넌 선물이라며 우리 집 현관 문고리에 가방에 선물박스를 담아 걸어두고 가버렸어.
그 박스 안에는 노란색의 빛바랜 녹음기와 편지가 들어있었어.
그 편지에는 작별인사가 쓰여있었지.
녹음기에는 훌쩍이는 소리와 함께 네가 애써 웃으며 우리의 이별을 말하고 있었어.
넌 끝까지 떠난 이유를 말하지 않았어.
내 마음은 마치 돌멩이가 물 속으로 가라앉는 것 같았어.
난 당장 네가 살던 자취방으로 달려갔어.
네 집 비밀번호를 알았던 나는 손쉽게 들어갈 수 있었어.
네 집은 사람의 온기를 찾을 수 없는 곳이었어.
난 네 집에서 한참을 울었어.
몇 번을, 몇 시간을 운 후에야 겨우 진정되더라.
난 일단 너희 부모님 댁으로 향했어.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을 전달해드렸어.
엄청 많이 우시더라 마치 좀 전의 나를 보는 것만 같았어.
우선 우린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어.
직접 찾아다니기도 했지.
하지만 네 소식은 좀처럼 들을 수 없었어.
난 성인이 되었고, 널 잃은 지 3년이 지났어.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지났어.
근데 경찰한테 연락이 오더라?
네 시신을 찾았다면서.. 네 유품도 찾았다고..
난 있잖아..
이 낡은 녹음기로 매일매일 네 목소리를 들어.
네 목소리를 들을 때면 네가 마치 내 옆에 있는 거 같아.
내 옆에서 다정하고 달콤한 목소리로
소소하고 행복한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것만 같아.
늦었지만 말할게 사랑해
지금까지 사랑했고, 앞으로도 사랑할 거야.